아픈 곳도 없는데….고개 숙인 중년, 원인은?

 

40대 후반인 강모씨는 요즘 매사에 무기력해졌다는 것을 실감한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데 의욕도, 자신감도 크게 떨어졌다. 아내와의 잠자리가 두려워진 지도 너무 오래돼 까마득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은 강씨에게 내려진 진단은 뜻밖에 ‘갱년기’였다.

남성 갱년기는 국내에서 아직 생소한 질환이다. 중년 여성만이 갱년기를 겪는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이 급겨히 줄면서 안면홍조와 발한, 성욕감퇴 등 여러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단지 호르몬이 서서히 줄어들 뿐이다. 개인차가 크지만, 보통 남성호르몬은 30세를 전후해 해마다 1% 정도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에는 남성 갱년기를 노화의 하나로 여기고 간과했다. 하지만 건강한 노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남성들도 달라졌다. 남성 갱년기가 노화를 촉진하고, 신체 저항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여러 통계치를 봐도 남성은 여성보다 평균 수명이 7년 이상 짧고, 40대 사망률도 여성보다 3배 이상 높다.

남성 갱년기는 주로 50대 전후부터 찾아온다. 나이가 들수록 갱년기를 맞는 중년 남성은 더욱 늘어난다. 전문의들은 60세 이후 남성 중 30% 이상이 갱년기 증상을 보인다고 말한다. 피로감과 기억력 저하, 우울증, 근력저하, 골다공증, 발기부전, 성욕감퇴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 호르몬의 저하가 주된 원인이지만, 과음과 흡연,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과 고혈압, 당뇨 등 신체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남성 갱년기 예방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여성 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해주는 아연과 비타민B6를 비롯해 두부나 콩, 호두류, 브로콜리 등을 섭취하는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을 병행하면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남성 갱년기는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제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이러한 호르몬 치료가 잠재적으로 전립선암을 유발하고, 심혈관 위험도를 높인다는 우려가 있지만, 미국 워싱턴대학 Stephanie Page 교수는 지난 달 28일 의학 분야 권위지인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Endocrinology)’ 온라인판에서 “명확한 근거로 삼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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