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사체험, 사후세계 증거인가 뇌의 농락인가

 

뇌의 바깥 영역에서도 의식과 지각이 존재할 수 있을까. 아니면 죽음에 임박했을 때 경험했다는 유체이탈은 단지 산소부족 등으로 인한 물리적 현상에 불과한 것일까.

종교인들과 무신론자들 사이에서 ‘죽으면 인식도 끝이 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논쟁이 이어져 오고 있다. 신경외과의사인 에번 알렉산더 박사는 “죽음은 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학자 중 한명이다.

알렉산더 박사는 세균성 뇌수막염에 걸려 지각을 담당하는 부위인 신피질이 정지하고 혼수상태에 빠진 경험이 있다. 알렉산더 박사는 육체적으로 뇌가 지각할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부룩하고 임사체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러한 경험이 사후세계와 신이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신론자이자 물리학자인 션 캐롤 박사는 알렉산더의 경험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캐롤 박사는 “인간은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인 추론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인지편향의 오류를 범한다”며 “자신이 믿고 싶은 것, 경험하길 희망하는 것에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독교인은 죽음에 임박했을 때 예수의 얼굴을 봤다고 말하는 반면, 힌두교 신자는 힌두 신을 봤다고 말한다”며 “뇌가 끊임없이 우리를 농락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피질 저널(journal Cortex)’에 실린 토론토 대학교 연구팀의 연구도 이와 유사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간혹 토스트와 같은 음식물에서 종교적인 상징물이나 신의 얼굴을 보는 것은 인간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인간은 얼굴을 분별하는데 특출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얼굴과 같은 형태만 보고도 자동적으로 이를 얼굴로 착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일 의과대학 스티븐 노벨라 박사 역시 사후세계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벨라 박사는 미국 과학뉴스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사후세계 경험이라고 말해지는 것들은 실험실 안에서 전부 재현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약물을 이용하거나 산소 결핍 혹은 혈류 부족 등의 신체적인 컨디션을 만들면 사후세계를 경험한 것과 같은 상태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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