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알파걸….권한 커질수록 건강 위험

 

동료와 유대감 낮으면 사망률 증가

국내 대기업들의 남녀 직원 비율이 지난 10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다.

대기업 19개사의 2013년 말 전체 직원 중 여직원 비율은 평균 16.6%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03년 말 13.9%보다 2.7%포인트 늘어나긴 했지만 눈에 띄는 증가세로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알파걸로 불리는 엘리트 여성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점점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엘리트 여성들이 주목해야 할 연구결과가 한 가지 있다.

직장 안에서 어떤 사안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커질수록 여성의 사망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 샤론 토커 박사팀은 직장인들의 회사 내 인간관계가 이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남자의 경우 결정 권한이 있느냐 없느냐는 건강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여성은 결정 권한이 있는 지위에 있을수록 20년 내 사망 확률이 70%가량 높게 나타났다.

토커 박사는 “여성의 경우 그 일을 잘 해 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데다 가정에서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있어 건강이 나빠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직장생활을 하는 820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에서 직장에서 동료들과 정서적 유대 관계가 낮은 사람들은 유대감이 높은 사람에 비해 앞으로 20년 내 사망 확률이 14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제 연구 기간 동안 53명이 각종 질병으로 사망했는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동료들과 불편한 관계를 갖고 있던 사람들이었다. 동료와의 관계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들과 마음 편하게 수다를 떨면서 스트레스를 떨치면 생활이 활기차게 되어 건강한 직장생활을 누릴 수 있다. 반면 그럴만한 동료를 갖지 못하면 스트레스를 쉽게 해소하지 못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토커 박사는 이런 이유 때문에 직장 안에 사람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커피 휴게실’ 등을 많이 만들 것을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심리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건강 심리학(Health Psych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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