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반병은 과연 보약일까?

소주 반병 정도는 건강에 괜찮지 않을까? 옛부터 ‘적당한 술은 보약’이라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과음을 하면 여러가지 건강상 문제를 야기시킨다. 인천사랑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민혜지 과장의 조언으로 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본다.

우선 건강에 좋은 적절한 음주는 어느 정도일까? 이는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1주일에 2~3번, 하루 1-2잔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술 문화에선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세 잔이 되다가 결국에는 술이 술을 마시는 형국이 되기 십상이다. 한국인(15세 이상)의 연간 주류 소비량은 소주 기준으로 123병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대한간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순수 알코올 양을 기준으로 남성은 하루 40g(소주 약 반병·양주 2~3잔·포도주 반병·맥주 2병), 여성은 하루 20g(소주 2잔 정도) 이상의 음주는 간손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돼 있다.

한국에서 알코올은 만성 간질환의 두번째 흔한 원인이다. 간경변증의 경우 25~30%가 술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간 조직에 결절이 만들어지는 등 간이 섬유화 조직으로 바뀌면서 기능이 저하되는 질병이다.

간경변은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간암 초기에는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나타날 때는 대부분 많이 진행된 상태다. 한창 일 할 나이인 40~50대 중년 남성이 갑자기 간암 말기판정을 받고 세상을 등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음은 간에만 나쁜 것 만은 아니다. “술은 어디에 안 좋을 것 같아요?” 라고 알코올 의존증 환자들에게 질문을 하면 대부분 “간에 좋지 않을 것 같다”는 답변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술은 많이 마실 경우 뇌기능을 포함해 몸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성격 변화까지도 유도한다. 흔하게는 반복적 췌장염으로 당뇨병이 생기고 알코올성 치매도 유발한다.

우리 몸의 대뇌는 좌반구와 우반구로 구성되며 좌·우 반구를 연결하는 신경섬유가 지나가는 곳인 뇌량에 의해 서로 연결된다. 그런데 술을 자주 마시면 이 뇌량의 두께가 얇아지게 되고 극단적으로는 종이처럼 얇아지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싸우는 아주 해괴한 증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뇌량이 없어지면 좌우의 교통이 끊기고 좌우 뇌가 제각각 다른 일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섬세한 운동과 평형 기능을 조절하는 소뇌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음을 하면 소뇌의 세포를 죽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소뇌의 기능이 떨어지면 손이 떨리고 섬세한 운동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게된다.

결국 알코올의 과다섭취는 뇌를 전반적으로 위축시키고 치매가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 술에 의한 알코올성 치매는 전체 치매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농부들과 도시 빈민층에 이런 경우가 많다.

평생 마신 술의 양과 노년의 인지 기능은 완전히 비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흥미롭게도 같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경우 남성보다 여성에게 인지 저하 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여성들은 더욱 음주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다.

한편 술에는 영양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안주와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또 즐겁게 대화를 하면서 조금씩 천천히 마시면 뇌세포에 전달되는 알코올의 양이 적어지고 간이 알코올 성분을 소화시키는데 유리하다.

김민국 기자 mkc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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