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상사일수록 아랫사람 더 괴롭힌다

 

야심 때문이라는 학설과 달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 받는 근로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최근 국내 직장인 2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6%가 따돌림을 한 번 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직장 상사가 특정 직원에게만 과중하거나 불가능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부하 직원들이 모의해 특정 상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등 피해자와 가해자의 행태도 다양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자기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직책을 맡았다고 느끼는 윗사람일수록 아랫사람을 더 괴롭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는 부하를 괴롭히는 상사는 야심 때문에 그렇다는 기존의 학설과는 다른 내용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나다니엘 패스트 교수 팀은 기존 연구 4개를 종합 분석해 이런 결론을 내놓았다. 한 연구에서 능력에 부치는 일을 맡았다고 느낀 상사는 실험 중 게임에서 부하 직원들이 돈을 딸 기회를 일부러 방해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도 직책에 부적절하다고 느낀 상사는 부하가 틀린 대답을 했을 때 가만히 있거나 조용한 벨을 울릴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가장 시끄런 소리를 내는 부저를 누르는 악의를 드러냈다.

이 연구들은 상사들의 업무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한 게 아니라 상사 자신이 스스로의 능력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업무능력 평가에서 좋은 점수가 나왔다고 알려 주거나, 과거에 잘 한 일을 상기시켜 자존심 수준이 올라간 상사들은 부하를 해코지하는 비율이 낮았다. 이 연구 결과는 ‘심리 과학(Psychological Science)’에 발표됐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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