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체와 정신 접목, 새로운 의료분야 개척”

 

화제의 의인(醫人) ⑥ / 의대 교수에서 목회자 된 손희영 목사 

지난해 늦가을 손희영 목사가 담임목사로 있는 용인시 ‘행복을 나누는 하나교회’에서 손 목사를 만났다. 당시 손 목사는 뉴질랜드에서 열린 코스타 컨퍼런스에 참석했다가 막 귀국한 참이었다.

2월 중순 손 목사를 다시 만나기 위해 연락을 취한 결과, 교회 관계자로부터 손 목사가 해외 일정으로 출국 중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국내 교인뿐 아니라 해외 교민과 유학생들을 위한 목회활동에도 열성을 보이는 손 목사의 열정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이후 2월 마지막 주 해외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손 목사와 연락이 닿아 최근 일정에 대해 물었다. 2월 13~16일까지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인교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 설교 일정 차 참석했고, 18~22일까지는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유학생들과 교민들을 상대로 성경을 가르치는 유럽 코스타의 메인 연설자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미국서 폐암 연구하다 결단… 15년째 국내외서 바쁜 목회활동

국내외로 바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손 목사가 종교인으로 첫 걸음을 내디딘 곳도 사실 국내는 아니었다. 지난 16년간 미국 플로리다 게인스빌 한인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해오다 안식년 차 잠시 한국에 들렸던 것이 인연이 돼 국내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손 목사는 국내에 거주하는 지인들로부터 한국에 교회를 열어달라는 간청을 받고 지난 2011년 ‘행복을 나누는 하나교회’를 창립했다. 하지만 손 목사에게는 사실 이보다 더 놀라운 이력이 감춰져 있다.

신학교 석사를 마치고 목사 경력 15년에 이르는 베테랑 목회자이지만, 그 이전에는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 의학자이자 의사였던 것이다.

신학교 입학 전에는 미국 텍사스 엠디앤더슨 암센터에서 폐암 연구 분야 선임연구원으로 2년 반 동안 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불현 듯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법한 커리어를 접고 목사가 되겠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사실 의사도 적성에 맞았어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언젠가 목사가 되지 않을까하는 희미한 운명적 느낌이 있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언젠가 목사가 되지 않을까’ 희미한 운명적 느낌

손 목사는 의대교수가 될 무렵 의료 선교사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적도 있다. 네팔로 선교사를 나갈 준비까지 하고 있었지만 행정적 문제가 발생해 선교사 활동이 실현되지는 않았다.

목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과 선교사 준비를 해본 경험 덕에 손 목사는 의사에서 목사로의 직업 전환이 새삼스럽지 않다고 말한다. 미국 유학 도중 신학공부를 시작했고 플로리다 한인교회의 요청을 받아 자연스레 현지에 정착해 목회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손 목사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린 적이 없다.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면서도 교인들을 위해 치료활동을 병행해 온 것이다. 또 인간의 영혼을 다루는 목사가 됐지만 의사라는 직업적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신학적 이해와 의학적 경험을 통합한 새로운 의료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의사로서의 경험들은 목사활동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손 목사는 “의사라는 직업은 기본적으로 힐링 마인드를 필요로 하는데 목사도 동일한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또 의사로서 부족했던 부분들을 목사가 돼서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부인 고은희 씨도 연대 내과 동문이자 암 전문 의사의 이력을 갖고 있다. 고 씨는 미국의사시험까지 합격했지만 플로리다에서 의사활동으로의 연이 닿지 않아 임상심리학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미국 국가상담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손 목사 부부는 환자들의 병과 내면을 함께 치유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관련 책들을 읽으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또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손 목사는 목회활동을, 부인은 아주대병원 정신과에서 암환자들의 심리문제를 연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각자의 활동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의사가 돈과 명예 추구하는 시대 지나…낮은 곳서 의료 재능 펼쳐야

“젊었을 때는 기술적·지식적인 측면에서 의학적 탁월성을 가진 의사가 훌륭한 의사라고 생각했고 또 그런 의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의료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환자의 삶 전체를 포괄적으로 이해하고 의학 외적인 것까지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 자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가진 손 목사는 의사들의 커리어 전환이 드물던 시절, 과감히 목사의 길을 선택했다. 그리고 손 목사의 이러한 행적을 롤 모델 삼아 선교사나 목사가 되겠다는 후배 의사들도 생겨나고 있다.

손 목사는 의사가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시기는 지났다고 말한다. “나와 내 가족만 안락하고 편하게 살겠다는 마음을 접으면 자신의 의료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얼마든지 있어요. 또 우리나라 의료가 상당히 높은 수준에 와있기 때문에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의료 재능을 다양하게 발휘할 수 있을 겁니다.”

손 목사는 대한노인의학회에 가입해 노인들을 위한 의학, 신학, 심리학을 통합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의학과 신학, 육체와 정신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분야의 개척자가 국내에서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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