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머릿속에 음악 뱅뱅…‘귀벌레’ 현상

 

하루 종일 특정한 음악이 머릿속을 맴도는 때가 있다. 최근에는 1000만 관객을 넘어선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삽입곡 렛잇고(Let It Go)를 흥얼거리는 사람들이 부쩍 많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하루 종일 음악이 머릿속에서 되풀이돼 떠오르는 현상을 ‘귀벌레(earworm)’라고 부르고 있다.

미국 신시내티 대학교의 한 연구에 따르면, 98%의 사람들이 종종 ‘와이엠씨에이(YMCA)’나 ‘후렛더독스아웃(Who Let The Dogs Out)’과 같은 유명하면서도 간결한 곡들을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떠올려본 경험이 있다.

영국 레딩 대학교 인지과학과 필립 비먼 교수는 미국 허핑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귀벌레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된 익숙한 곡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또 “크리스마스 음악들이 8월보다 12월에 더 쉽게 귀벌레가 되는 현상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 있다”며 “렛잇고도 동일한 이유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귀벌레 현상은 특히 아이들의 노래인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 비키 윌리엄슨은 “귀벌레가 되는 조건은 우선 해당 노래를 반복적으로 많이 들어 익숙한 상태여야 한다”며 “또 다른 조건은 곡이 대체로 단순하고 단조로워야 한다”고 말했다. 비먼 교수에 따르면, 귀벌레가 되는 노래의 길이는 대체로 30초를 넘지 않는다. 또 귀벌레의 구절은 코러스나 후렴구인 경우가 많다.

몬트리올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귀벌레 현상은 기분이 좋을 때 많이 떠오르고 집안일이나 산책처럼 지적인 소모가 필요하지 않은 활동을 할 때 생각이 난다.

비먼 교수는 귀벌레에 대해 한 가지 의문스러운 부분도 지적했다. 그는 “연설의 일부나 짧은 문구 역시 반복적으로 떠올리면 선율이 생긴다”며 “하지만 귀벌레는 대부분 노래에 한정돼 일어난다”고 말했다.

귀벌레 현상이 2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비먼 교수는 “일부 연구자들은 귀벌레 노래가 뇌의 단기기억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단기기억이 수용할 수 있는 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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