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전문직 워킹맘도 직장 떠나는 이유

워킹맘(일을 하는 엄마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남성처럼 행동하기를 원치 않아 직장을 그만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체스터대학 연구팀이 전문직 여성으로 일하다가 전업주부로 살아가는 런던의 여성 26명을 인터뷰한 뒤 얻어낸 결론이다. 즉 직장문화가 남성 위주로 짜여졌고 워킹맘들은 이에 적응하지 못해 직장을 떠난다는 것이다.

이번 인터뷰 대상 여성들은 임신 중이거나, 아이를 낳고 사무실에 복귀한 뒤 직장을 떠났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모두 일을 그만 둔 것이 공통점이다. 그 중 21%는 출산 후 복귀했으나 사무실에서 열외취급을 당하자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케이스였다.

보통 전문직에 종사하거나 매니저로 일하는 워킹맘들은 근로계약서에 근무시간을 짧게 명시했더라도 자주 밤 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는 별개로 그들은 저녁시간에는 직장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과도 자주 어울려야 한다. 바로 이같은 점들이 육아의무와 충돌하게 만든다고 했다.

이는 직장문화가 육아부담이 거의 없는 남성들에 의해 짜여진 결과라고 워킹맘들은 인식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수행한 레이스터대학 경영대학원의 쉬렌 칸지 교수는 “여성들은 성공한 남성들을 따라하지 않는 한 조직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실직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필요 이상으로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관념과 밤 늦게까지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일과 양육을 어렵게 만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목할만한 점은 아이를 갖기 전에는 여성들이 남성위주의 직장문화를 받아들이고 이에 고무됐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또한 남성들의 특성을 흉내내기 위해 자신들이 부모라는 사실을 감추는 것이 필요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변호사 자격증 소유자로 연구팀과 인터뷰를 한 나디아는 “남성 파트너들은 결코 그들의 가정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직장과 일을 분리하는데 매우 능숙했다”고 말했다.

칸지 교수는 “많은 여성들이 고도의 전문직을 그만두는 이유는 직장내 역할이 축소되고 어머니로서의 정체성을 숨겨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은 불공정하고 국가경제로서도 손해”라고 강조했다. 이번 레체스터대학의 연구성과는 사이언스 월드 리포트가 8일 보도했다.

    김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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