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기억,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불완전하고 오류 많아

법정에서 이뤄지는 재판은 때때로 사람들의 기억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매년 재판장에서 다뤄지는 수천수백 건의 사건들 중 상당수가 목격자들이 진술한 증언을 근거삼아 판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억은 증거가 될 수 있을 만큼 신뢰 가능한 것일까. 인지신경과학 분야의 많은 연구들에 따르면, 인간의 뇌가 기억을 불러내는 과정은 강점과 약점이 공존하기 때문에 매번 정확한 기억을 기대할 수 없다.

기억은 언어와 관련이 있는 인지 과정으로 대화와 같은 언어활동을 할 때 뇌가 의미론 과정에 착수하면서 만들어진다. 단어들을 비교해가며 엉킨 실타래를 푸는 의미론 과정은 인간이 단어를 구분하고 이름이나 사건을 기억하는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이 과정은 항상 완벽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정확도가 떨어질 때도 있고 숫제 거짓기억을 창조하기도 한다. 국제신경심리학회 저널과 정신분열연구과학 저널에 실린 두 편의 논문에 따르면, 의미론 과정은 성인보다 아동의 뇌에서 보다 비효율적으로 일어난다.

즉 아이들보다는 성인들이 거짓기억을 만들어내기 쉽다는 것이다. 아이들보다 의미론 과정이 발달한 성인들은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기억과 관련된 뇌 부위들을 반복적으로 연결해 장기기억을 형성한다.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자동적으로 의미론적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거짓기억이 생성되고 허위가 진실로 굳는다. 여러 부분적인 기억들을 한데 뒤섞어 거짓기억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또 꿈과 현실이 하나로 합쳐지거나 인위적인 세뇌교육의 영향을 받아 가짜기억을 형성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런 과정들이 인간의 뇌 속에서 생각보다 훨씬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고 오류가 많다고 보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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