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는 싫다” 18년 한결같이 열정의 독주

 

의약계 프런티어 (1) / FMC코리아 최성옥 대표

세계 1위의 투석전문기업 독일 프레제니우스 메디칼케어(Fresenius Medical Care)의 한국 법인인 FMC코리아를 18년 동안 이끌고 있는 최성옥 사장(59)은 국내 투석업계에서 신화를 일궈낸 인물이다.

지난 1997년 최성옥 사장의 ‘1인 기업’으로 출발했던 FMC코리아는 현재 연 매출액 2000억 원대의 국내 1위 투석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

최 사장이 2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CEO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좁은 사무실에서 책상 하나 놓고 시작했던 FMC코리아를 국내 선두 기업으로 키워낸 그만의 경영철학은 무엇일까.

FMC코리아가 설립되기 전 국내 투석시장은 글로벌기업인 한국갬브로와 박스터코리아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었고, 국내 기업인 코오롱제약과 녹십자 등이 그 다음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당시 국내 한 대리점에서 부분적으로 FMC 제품을 판매하긴 했지만 인지도가 낮고 미미했다. 하지만 최성옥 사장은 한국시장에서의 FMC 성장 가능성을 확신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본사에 사업계획서를 제출, OK 사인을 받아내 FMC코리아의 설립자로 나서게 된다.

적금 깨가며 직원 월급, 사무실 월세 지불

 

비록 외국계 기업의 지사였지만 ‘창업’은 쉽지 않았다. 출발 당시에는 수많은 어려움과 한계에 부딪히며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다. 사무실조차 없이 조그만 모텔에 3~4명이 모여 사무실을 알아보는 일부터 시작했다. 한때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적금까지 깨면서 직원들 월급 및 사무실 월세를 내기도 했다.

영업망을 일궈갈 때는 기존 업계의 두터운 벽을 절감해야 했다. 당시 FMC 자체의 국내 인지도가 떨어지는 데다 이미 선두 업체들이 투석업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어 빈 공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FMC 제품이 인정받을 수 있을까?” 밤을 새며 기도하는 날도 많았다. 이런 열정이 있었기에 모든 정성과 에너지를 영업망 확충에 쏟을 수 있었다. FMC코리아의 시작은 미약했지만 열정을 쏟아 부으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회사 설립 1년 반 만에 메이저 업체 인수

 

그 결과 회사를 설립한지 불과 1년 반 만에 코오롱제약 메디컬사업부를 인수하기에 이른다. 당시 코오롱제약은 IMF를 전후로 사업 한계를 느끼고 국내 혈액투석 시장의 철수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 사장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독일 본사에 코오롱제약 메디컬사업부 인수를 적극 권유했고, 그의 성과를 눈여겨 본 본사 경영진은 거액의 투자를 결정하기에 이른다. 이를 계기로 FMC코리아는 일약 국내 투석시장의 메이저업체로 전격 부상하게 된다.

“FMC코리아가 설립 1년반만에 국내 메이저업체를 인수하자 업계가 깜짝 놀라더군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직원들 모두가 열정적으로 노력하여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낸 것이 본사의 투자를 이끌어낸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투석사업은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으로 크게 나뉘는데 당시 혈액부문은 갬브로, 복막부문은 박스터가 우세한 위치에 있었다. 코오롱제약은 갬브로처럼 혈액투석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이처럼 최 사장의 탁월한 판단력과 리더십을 발판으로 FMC코리아는 설립된 지 2년도 채 되기 전에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며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해나갔다. 독일 본사도 FMC코리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자 잠재적 성장능력을 인정해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국내 투석시장 압도적 점유, 선두 부상

 

FMC코리아는 마침내 지난 2010년부터 50%에 가까운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며 국내 투석시장 선두로 올라서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쇠퇴했고 글로벌 업체인 FMC, 박스터, 갬브로 세 업체가 빅3로 자리매김했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최성옥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종근당 생산부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약대 졸업생들은 대부분 연구 개발 부서에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 사장은 공장 생활부터 자원했다. 4년여 동안 근무한 최 사장은 이후 미국 MBA 과정을 거쳐 다시 국내로 돌아와 한국얀센에 취업을 했다.

“대학생 때부터 줄서기나 아부를 못하는 성격이라고 스스로 판단했어요. 그래서 오직 실적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외국계기업에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열정이 넘쳤기 때문에 상대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최 사장은 “성공했다기보다는 비교적 회사를 잘 성장시켰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며 “회사가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CEO가 깨끗하고 당당해야 한다. 본인 자신이 직원들에게 떳떳하지 못하면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다”며 투명한 경영철학을 성공비결의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CEO는 실력도 갖춰야 하고 열정도 있어야 한다”며 “판단하는 위치에 있는 경영자가 실력이 없으면 부하 직원들을 통솔할 수 없고, 열정이 식으면 조직이 생기를 잃게 된다”고 했다.

사원 채용 때 반드시 인생관-가치관 물어봐

 

“지금까지 ‘월급쟁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어디에 있던지 ‘내 회사’ 라는 마음으로 일에 몰두했습니다. 초심이 흔들릴 때 마다 책상 하나 놓고 시작했던 18년 전을 마음속에 그리곤 합니다.”

현재 25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는 FMC코리아는 독일 본사 직원 없이 한국인 직원으로만 조직력을 갖추고 있다. 직원 채용을 위해 최 사장은 그동안 1500명이 넘는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면서 면접을 실시해 왔다. 최 사장이 FMC코리아의 인재로 선호하는 인간상은 어떤 것일까.

면접을 볼 때 최 사장은 항상 가치관과 인생관을 물어본다고 했다. 그는 “이 두 가지가 뚜렷한 사람을 선호한다. 어떤 특정한 인생관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관에 대해 고민해본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라며 “인생관이나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았다는 것은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성격적으로는 내성적이면서 오기와 끈기가 있는 사람을 선호합니다. 실패를 오기와 끈기로 이겨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고객들에게 신뢰받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또 자존심이 강한 만큼 반드시 해내는 능력을 보입니다.”

지금도 매일 새벽 기도…환우 자녀에 장학금

 

FMC코리아의 오랜 비전은 ‘To be most valued company’, 즉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다. 최 사장은 환자, 의사, 지역사회 및 주주들에게 가치 있는 회사가 된다면 그것으로 인생의 가치도 실현되는 것이라고 했다.

1위 기업이 된 이후 현재의 목표는 Health Care 업계에서 ‘No.1 brand valued company’를 2022년까지 실현시키는 것이다. FMC코리아는 신장 분야 쪽으로 특화돼 있는 만큼 일반 대중에게 잘 알려진 기업은 아니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브랜드를 알리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 사장은 자신의 성공철학을 믿는다. FMC코리아의 브랜드 가치를 대중 속으로 끌어 올리는 작업이 쉽지는 않겠지만 열정과 믿음이라는 성공철학을 다시 앞세워 목표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펼치고 있다.

최 사장은 신입사원들이 입사하면 강조하는 말이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이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꿈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이어 반드시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고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말하고 다니라고 강조한다. 최 사장은 “생각, 꿈, 믿음, 말을 실천하면 100% 성공한다는 성공철학을 가지고 있다”며 “단 전제조건은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1일이면 정확히 18년차 CEO가 되는 최 사장은 “CEO의 자리를 유지하려면 열정의 피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니면 최선을 다할 수 없다. CEO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열정의 피크를 내려오는 순간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아직까지도 매일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나가는 열의가 있고 신장질환 환우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는 따뜻함이 있고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는 확신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FMC코리아의 스토리를 ‘독창적인 고유의 스토리’로 만들어온 최 사장의 앞으로의 스토리도 기대된다.

 

FMC코리아는 어떤 회사?

㈜프레제니우스 메디칼케어 코리아(FMC코리아)는 독일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의 만성신부전 환자들에게 투석에 관련된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세계 1위의 투석전문기업 Fresenius Medical Care AG의 100% 출자를 통해 설립된 한국 법인이다.

FMC코리아는 한국에 설립된 지 18년 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국내 투석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말기신부전 또는 중독증 환자의 투석을 하는 기계인 인공신장기를 비롯해 인공신장기용 여과기, 자동복막투석기, 신장 전문 전문의약품, 전동식 진료용 의자 등을 공급하고 있다.

FMC코리아는 투석과 관련된 최신 정보를 제공하는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투석 관련 잡지 ‘투석과 생활’을 발행하고 있다. 또한 장학사업, 불우이웃돕기, 저개발국가 환우 치료사업 지원 등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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