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호르몬, 어린이 평생 비만 만들 수도

 

ADHD와 평생 비만 유발

우리나라 어린이 몸속에 축적된 환경호르몬 농도가 성인보다 높은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전국 초중고(만 6~18세) 어린이·청소년 1820명을 대상으로 체내 유해물질 농도와 환경 노출 등을 조사한 첫 실태조사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내분비계장애 물질로 추정되는 비스페놀 A 농도는 어린이(만 6~11세)가 1.41㎍/g cr로, 성인(만 19세 이상) 0.88㎍/g cr의 1.6배에 달했다. 프탈레이트 대사체인 MEHHP와 MEOHP도 어린이가 각각 37.34㎍/g cr, 28.21㎍/g cr로 성인 25.1㎍/g cr, 18.9㎍/g cr보다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 때 사용되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교란하는 내분비계 장애 추정물질이다. 프탈레이트는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로 각종 PVC 제품과 장난감, 가죽제품 등에 쓰이며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환경호르몬은 어린이 건강에 여러 가지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홍윤철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프탈레이트는 아이들의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일수록 ADHD 증상이 더 많이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 첨가제인 프탈레이트는 이전부터 호르몬 분비 이상이나 천식, 출산 문제를 유발하는 물질로 지적을 받아왔다.

또 비스페놀 A는 평생 비만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 터프츠 대학 비버리 루빈 교수팀은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임신 때부터 생후 16일까지 비스페놀 A에 노출된 새끼 쥐들이 더 뚱뚱하게 성장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험에서 음식물 섭취나 운동 수준 등에서는 비스페놀 A에 노출되지 않은 쥐와 차이가 없었다. 비스페놀 A는 이들 쥐들의 인슐린 민감성과 글루코스 균형, 체중 조절 호르몬인 렙틴 등에 교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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