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여성의 ‘공포’ 골다공증, 이렇게 막아라

서울아산병원 이승훈 교수 도움말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한동안 드물던 눈 소식이 이번 주 다시 전해지면서 전국 도처가 눈으로 뒤덮였다. 이런 날씨에는 뼈가 약한 골다공증 환자의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눈길에서 넘어져 골절을 입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지 않는 날이라고 방심할 수는 없다. 눈길이 아니라고 부주의하게 걷다가 빙판에서 미끄러져 넘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길이나 빙판길에서의 낙상으로 골절을 입는 일들이 빈번해지고 있는 만큼 겨울철 골다공증(뼈엉성증) 환자들의 낙상에 대한 주의와 환기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이승훈 교수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몇 가지 원인으로 인해 뼈가 약해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골절(뼈가 부러짐)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또 골다공증은 주로 노년층과 갱년기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이 교수는 “뼈는 일생동안 낡은 뼈를 제거하는 골 흡수와 새로운 뼈를 생성하는 골 형성을 끊임없이 반복한다”며 “여성은 폐경이 되면 골 흡수가 더 많이 증가하고, 노인은 골 형성이 감소해 골 소실이 생기면서 골다공증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까지는 뼈(골량)가 최대로 증가하다가, 30대에서 50세까지는 골량이 유지되고 이후 50대부터 골량이 감소하게 된다. 여성의 경우 폐경이 되면 매우 빠른 속도로 골량이 줄어들고, 어머니나 자매가 골다공증 혹은 골다공증 골절이 있다면 본인도 골다공증이나 골절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생리나 임신 중에 있는 젊은 여성들의 뼈 건강 역시 안전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성호르몬은 골 형성과 유지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성호르몬이 낮은 여성은 최대 골량이 낮게 형성된다”며 “최대 골량이 형성된 후라면 골 소실이 급격히 이뤄지기 때문에 골다공증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자가진단으로는 골다공증의 유무를 판단할 수 없다. 이 교수에 따르면 ·65세 이상 여성과 70세 이상 남성 ·골다공증 위험인자를 갖는 폐경 후 여성과 50~69세 남성 ·골다공증 골절 이력이 있는 사람은 병원을 찾아 골밀도를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또 저체중이거나 골다공증 골절 가족력이 있는 사람,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을 겪은 여성 역시 골다공증 위험률이 높으니 평소 예방이 중요하다. 병원에서는 현재의 골밀도를 골다공증 진단의 유용한 기준으로 사용해 골다공증 여부를 판정한다.

이 교수는 “골밀도 검사를 해 나오는 T-값으로 판단하는데 -1이상이면 정상이고, -1.0∼-2.5사이면 골감소증, -2.5이하는 골다공증으로 판정한다”며 “X-ray로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척추 압박 골절 등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은 대체로 약물치료를 하고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면 경우에 따라 수술을 하게 된다. 골다공증 환자가 낙상을 입는 경우 골절되는 부위는 척추 골절, 대퇴골(넙다리뼈) 골절, 손목 골절, 상완골(위팔뼈) 골절 등이다.

노인들 중에는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골절을 입어도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골절을 방치하면 여러 가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대퇴골 골절 후 50%정도의 환자들은 골절 전의 기동 능력을 회복할 수 없고, 25%는 오랜 시간 보호가 필요하다”며 “대퇴골 골절 후 1년 이내 사망률도 17%로 높다”고 경고했다.

또 “여성이 대퇴골 골절로 인해 사망할 위험은 2.8%로 유방암 사망률과 같고, 척추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 역시 14.6%로 높다”며 “척추 골절 후에는 ‘척추 휨 증상(꼬부랑 할머니)’과 같은 신체 변형, 일상생활 제약, 심폐기능 감소 등의 합병증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합병증 발생하기 전, 치료를 받으면 대체로 치료효과는 좋은 편이다. 이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라는 약제를 사용하면 척추골절은 50%, 비 척추 골절은 40~50% 정도 예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중요한 질환이다. 소아 및 청소년기에는 뼈가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도록 대비하고 성년기에는 이를 잘 유지해야 하며 노년기에는 뼈 파괴를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골다공증을 예방하려면 균형 있는 식사와 칼슘, 단백질, 비타민D가 많은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가 제안하는 골다공증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칼슘 섭취=성인 1일 칼슘 섭취 권장량은 1200~1500㎎이지만 한국 식단의 평균 칼슘 함유량은 600㎎으로 일상적인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칼슘 섭취가 어렵다. 따라서 우유 등의 유제품 섭취가 필요한데, 우유 한잔 (200㎖)에 들어있는 칼슘은 약 200㎎, 고칼슘 우유는 약 300㎎이 들어있다. 단 설사 등으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은 칼슘제 섭취로 대신할 수 있다.

비타민D 섭취=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돕고 무기질화에 관여해 골밀도를 증가시킨다. 또 신경근육조절로 골절을 감소시키며 면역에도 도움을 준다.

비타민D는 태양의 자외선을 받아 체내에서 만들어지므로 외출을 하지 않는 노인이나 일조량이 적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햇빛을 받는 야외활동이나 일광욕을 해야 한다. SPF 8이상의 자외선 차단제는 일광욕을 하더라도 95%이상의 비타민D 생산을 막기 때문에 강력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면 효과가 떨어진다.

운동=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낙상 위험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 근력강화를 위한 저항성 운동과 균형감각을 강화할 수 있는 안전성 운동이 필요하다.

기타=하루 2잔 이상의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해야 하며 탄산음료와 커피복용도 줄이는 것이 좋다.

이 교수는 “낙상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과 비타민 섭취 외에도 낙상 위험도를 평소에 잘 파악해야 한다”며 “잘 넘어지지 않도록 집안 바닥의 물건을 치우고 어두운 계단은 조심히 걸으며 목욕탕에서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매트를 깔아두는 등 일상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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