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도 때론 명약…고통 순간 강력한 진통작용

 

진통작용·스트레스 해소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 사람의 교양 수준을 알 수 있다. 점잖고 품위 있는 사람들은 좀처럼 욕설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양 있는 여성 중에서도 출산의 고통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생전 해보지 않았던 욕설을 했다는 경험담을 털어놓은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들이 있다.

고통의 순간에 욕을 하면 신체적 아픔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국 킬대학교 심리학과 리차드 스티븐스 교수팀은 아주 힘들 때 입 밖에 내어 욕하는 것이 강력한 진통작용을 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성인 64명에게 손을 얼음물에 담그게 하고 욕을 할 때와 안할 때 고통을 참는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욕을 한 학생들이 차가운 물에 손을 40분이나 더 오래 담그고 있었다.

고통의 정도를 물어봤을 때도 욕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고통을 덜 느꼈다고 답했다. 연구팀이 실험대상자들의 심장박동을 측정한 결과, 욕을 했을 때 심장이 더 빨리 뛴다는 것을 확인했다.

스티븐스 교수는 “욕설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에 마주쳤을 때 나타나는 감정적 표현으로 사람의 몸이 위협 또는 위험에 닥쳤을 때 반응과 유사하다”며 “하지만 매일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큰 통증이 왔을 때 욕의 진통 효과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직장 동료들 간에 가벼운 욕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려 업무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 예후다 바루크 박사팀은 영국과 미국에 있는 레스토랑, 소매점, 은행, 병원 등에 근무하는 직원을 각각 10~30명 선발해 일을 하면서 가벼운 욕을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욕을 하면서 동료애와 결속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좌절, 분노 등 감정을 표현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려 업무능력 향상에도 효과를 준 것으로 관찰됐다.

또 직장 상사보다 말단이나 신입사원이 더 많은 욕을 한 것으로 나타났고, 나이가 어릴수록 욕에 관대했다. 또 여자직원들은 대체로 욕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지만 남자들이 없는 곳에서는 거리낌 없이 욕을 주고받았다.

바루크 박사는 “욕을 하면서 직원 간에 동료애가 생겨 사기가 올라가는 것 같다”며 “욕은 집단의 결속력을 강화시키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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