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격의료 등 관련 민관 협의체 제안

 

 

 

원격의료 우려는 오해

대한의사협회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3일 의료계 신년하례회에 참석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진료와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 등에 반발해 11일 총파업을 예고한 의사협회 등 의료계를 설득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문 장관은 3일 오전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열린 의료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협 회관을 직접 방문한 것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파업 이후 두 번째다.

문 장관은 축사에서 “의료계가 직면한 고충을 잘 알고 있고, 의료계 현장의 목소리에 적극 귀 기울이겠다”며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장관은 노환규 의협회장 등과 가진 간담회에서 “정부가 발표한 원격의료와 투자 활성화 대책 등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가 있는 것을 다 안다”며 “하지만 그 우려는 정책의 취지를 잘못 알아 생긴 오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원격의료, 투자 활성화, 수가문제, 3대 비급여 등 의료 현안에 대해 논의할 정부, 의료계, 가입자단체 간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불편한 장애인이나 어른들이나 의료 이용이 불편한 분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원격의료는 대면 진료를 대체 하는 게 아니라 상호 보완을 하며, 또 동네의원이 원격진료를 할 경우 대면 진료에 준하는 수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장관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선택 진료비, 상급 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 급여 개선안에 대해서도 국민이 납득하고, 의료 현장에서 수용이 가능한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노환규 의협 회장은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와 함께 원격의료 도입, 병원의 자회사 허용 등 현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비판했다.

노 회장은 “1977년 탄생 돼 지난 37년 간 국민건강을 지켜온 건강보험제도는 이제 그 수명을 다했다”며 “원가 이하의 낮은 건보수가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왔지만 이젠 의사들의 희생도, 의사들이 만든 편법도, 그리고 의사들의 인내마저도 모두 바닥 나 버렸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원격의료 논란과 잘못 설계된 건보제도의 구조적 문제는 신뢰 회복과 의료계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며 “그런 이유로 지금 의료계는 대규모 투쟁을 예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의협이 오는 11일 대규모 파업 출정식을 열기로 한 가운데 주무부처 장관이 직접 의사협회를 방문해 대화에 나선 것은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원격의료 도입 법안, 투자활성화 대책 등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의협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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