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진화 과정의 가장 큰 실수인가?

 

뇌 속 독소 청소 위해

인간의 일생을 시간적으로 배분했을 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잠이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수명이 90세인 사람은 평균 32년을 잠자는데 소비한다.

잠은 숨쉬기나 물마시기처럼 인간의 생존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매일 별생각 없이 습관처럼 잠자리에 들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을 만큼 생존의 절대적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수면을 취하는 동안 인간은 무력한 상태에 이른다. 포식자들의 접근을 막을 수 없고 자녀를 위험으로부터 보호할 수도 없다. 이처럼 의식도 없고 활동도 불가능한 비효율적인 시간에 인생의 3분의 1을 할애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잠을 자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피로를 회복하는 휴식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어떤 학자들은 기억을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말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최근 한 연구팀은 뇌 속 독소를 청소하기 위해 잠을 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β-아밀로이드단백질이라는 독소가 잠을 자는 동안 제거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잠이 인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한 가지 기능을 위해 잠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수면과학자 앨런 렉흐샤픈은 “만약 수면이 인간에게 엄청난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잠은 진화과정에서 발생한 가장 큰 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가 태양의 주변을 돈지 50억년이 흘렀고 그동안 지구는 빛과 열이 있고 낮과 밤의 주기가 반복되는 환경을 조성해 왔다.

옥스퍼드대학교 신경과학자이자 수면전문가인 러셀 포스터 교수는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빛과 어둠이 반복되는 주기에 적합하도록 진화했다”며 “인간의 생체시계도 그 주기에 최적화된 것”이라며 잠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잠의 기능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확신하는 한 가지가 있다. 현대인들은 수면이 많이 부족할 뿐 아니라 수면의 질 자체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해가 떨어지면 잠을 자야하는 생체시계를 거슬러 카페인이나 니코틴으로 잠을 깨우고, 반대로 잠이 들기 위해 술을 마시거나 수면제를 복용한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몸의 건강과 제대로 된 뇌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자연적인 수면을 취해야 한다고 권장하고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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