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 진짜 좋은 것인가? 홍삼, 그 오해 와 진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생산실적’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건기식 총 생산액은 1조 4091억원이다. 특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기식은 홍삼제품으로, 6484억원어치를 생산해 전체 시장에서 46%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5년 연속 생산액 1위를 차지한 것.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오해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고려인삼학회 회장 김시관 교수의 도움말로 홍삼의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고려인삼학회는 1975년에 창립된 인삼전문 국제학회로, 현재 국내외 회원 약 120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인삼 전문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Ginseng Research’를 발간하고 있다.

1. 지표성분이 높을수록 더 효능이 좋다? X

홍삼의 지표성분(Rg1+ Rb1+ Rg3의 합)은 홍삼으로 만들었는가를 확인하는 하나의 표시성분으로 품질과 효능을 나타내는 척도는 아니다. 지표성분은 기능성분을 표시할 수 없을 때 원재료에 들어있는 성분들 중 특이성, 대표성, 안정성, 분석 용이성 등을 고려하여 설정하게 되는데 이러한 지표성분만으로는 기능의 높고 낮음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홍삼의 경우 지표성분이 2.5mg~34mg/g 범위 내에 포함되기만 하면 된다.

홍삼은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증진, 피로개선, 혈소판 응집억제를 통한 혈액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의 다섯 가지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러한 기능성은 홍삼에 함유되어 있는 사포닌(진세노사이드)과 비사포닌계(함질소화합물, 알칼로이드, 다당체, 무기물, 핵산 등)의 다양한 물질들이 종합적이고 조화로운 상호작용을 통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특정 성분 함량만을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거짓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홍삼의 지표성분들은 내부보다는 표피에 많이 분포하므로 가는 잔뿌리를 많이 사용하면 지표성분이 높아진다. 또한 추출방식에 따라서도 지표성분을 인위적으로 높일 수 있어 효능의 근거자료로 보기 어렵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몇 가지 지표성분의 함량이 높다고 하여 그 제품의 효능이 더 탁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극히 잘못된 생각이다.

2. 사포닌 함량이 높은 것이 좋은 홍삼이다? X

홍삼의 효능은 사포닌, 산성다당체, 아미노당, 미네랄 등 함유되어 있는 다양한 유효성분들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발현되는 것이지 사포닌만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노화로 성기능이 감퇴된 수컷 흰쥐에게 홍삼을 투여한 결과 정자 생성능력이 놀랍게 회복된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는데, 사포닌만을 투여한 실험군 보다 사포닌과 비사포닌 분획이 모두 포함된 실험군에서 정자 수, 정자생성 지수 및 정자의 운동성이 젊은 쥐 수준으로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연구에서 홍삼의 산성다당체성분이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개선시킨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으며, 펩타이드, 핵산, 알카로이드, 폴리아세틸렌, 테르페노이드, 팩틴 등 홍삼의 다양한 유효성분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사포닌은 홍삼의 매우 주요한 유효성분이긴 하지만 다양한 비사포닌계열의 유효성분들을 무시하고 전체 성분중 3-6%에 불과한 사포닌만으로 홍삼의 효능을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3. 인삼과 홍삼은 몸에 열을 나게 한다? X

인삼이나 홍삼은 심박출량, 말초혈관 확장, 혈액의 점도 감소, 적혈구 변형능 증대 등을 통해 손, 발, 피부와 같은 말초로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신진대사를 촉진한다. 말초로의 혈액순환이 활성화되면 우리 몸에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하고 이때 나타나는 에너지 대사량에 따라 열감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실제 체온(core temperature, 심부 온도)이 상승되거나 혈압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홍삼은 식약처로부터 혈행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약대 한용남 교수팀이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연구한 바에 의하면, 고려인삼 2.25g, 4.5g, 9.0g을 섭취한 후 1시간 후부터 30분 간격으로 6시간 동안 혈류량, 혈류속도, 맥박, 혈압, 체온 등을 측정한 결과 혈류량과 혈류속도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 후 6시간 가까이 지나자 혈류량과 혈류속도가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맥박과 혈압, 체온 변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은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잘못 알려진 ‘고려인삼이 열을 올린다’는 오해를 해소하기 위해 3년간 한국ㆍ중국 국제공동연구를 진행 했다. 그 결과 고려인삼이 열을 올리는 부작용은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어떠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입증되었다.

또한 중국 전통의학의 기본이 되는 ‘신농본초경’에서도 홍삼의 원료인 인삼이 약간 찬 성질을 갖고 있다고 기록되어 있으며, 그 이후의 의서에서도 약간 차거나 약간 따뜻하여 열과 큰 상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다만 특이 체질을 가진 극히 일부의 소비자들이 복용후 불과 수초 사이에 기도조임(airway tightening) 현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러한 과민반응도 일과성으로 심각한 것은 아니므로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특이체질이라서 걱정될 경우 처음 1, 2주간은 권장량 보다 적은 양을 섭취하다가 신체 상태를 적응시켜가며 서서히 양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체질보다는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므로 알레르기 과민반응이 있거나 질병치료 또는 약물투여 중이라면 의사와 상의해 가면서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도움말=고려인삼학회 김시관 회장>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