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먹고 찜질방 가지 마라, 자칫하면 큰 일

직장인 김영수씨는 최근 대학생인 20대 조카가 찜질방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두 귀를 의심했다. 남자 조카는 평소 운동을 즐기는데다 잔병치레가 없던 건강 체질이었기 때문이다. 송년회 뒤 친구들과 함께 사우나를 하다 병원으로 실려갔다는 다급한 소식에 “설마..”했지만 조카는 이미 차디찬 시신으로 변해 있었다.

매년 겨울이면 술 마시고 찜질방에서 자다가 급사한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가끔 나온다. “술 깨려고…” “숙취 피로를 풀려고…”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론적으로 음주 후 곧바로 사우나나 찜질방에 들르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

술을 마시면 교감신경계의 흥분으로 우리 몸의 맥박 수와 혈압이 올라간다. 이 상태에서 찜질방, 사우나 등 뜨거운 곳에 머물면 혈관 이완 기능이 떨어지면서 혈압과 맥박에 대한 조절능력은 더욱 저하된다. 심장에 주어지는 부담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이다.

여기에 술기운으로 가뜩이나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뜨거운 찜질방에서 잠들면 땀까지 흘리게 돼 수분은 더욱 결핍된다. 수분 부족으로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되고 갑작스레 증가한 혈류량 때문에 찜질방에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두통이나 일시적인 실신까지 발생하기도 한다.

과음 뒤 찜질방에서 잠을 자는 것이 더욱 위험한 이유는 ‘회문근 융해증’이란 증세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문근 융해증은 근육이 압력이나 화상 등으로 괴사하는 증세를 말한다. 자세 변화 없이 두 시간 이상 딱딱한 곳에 누워 있으면 압력을 받는 근육 부위에 피가 통하지 않고 근육 세포의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

술 취한 상태에서 뜨거운 찜질방에서 자면 자세 변화가 평소처럼 잘 되지 않아 똑 같은 자세로 잠에 드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특히 40도 이상의 온도에서 일정 시간 이상 움직임 없이 누워 있으면 따뜻한 방바닥 등과 접촉하는 근육 부위에 저온 화상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이 때 압력을 받은 채로 저온 화상을 입은 근육에서 칼륨 성분이 과다하게 녹아 나와 고여 있다가 혈관 안으로 들어갈 때 일어난다. 혈액 속으로 갑자기 유입된 다량의 칼륨 성분은 심장에 영향을 미쳐 맥박이 고르지 못한 부정맥을 유발할 가능성을 높인다. 칼륨 성분이 지나치게 많이 심장으로 들어가면 심장 쇼크까지 일어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과음 후 사우나를 하면 수분 배출이 늘어나면서 혈액의 점도도 증가하게 되고 심장 근육의 산소 소모량이 많아져 심장에 무리가 간다”며 “술에 취하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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