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호르몬 옥시토신, 자폐증 개선 효과

미국 예일대 연구팀 발견

‘사랑 호르몬’으로 불리는 옥시토신이 자폐아의 사회성 결핍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예일대 아동학습센터 케빈 펠프리 교수팀의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자폐증을 않는 8~16세의 청소년 17명을 대상으로 옥시토신 호르몬이 든 스프레이를 코로 흡입하도록 했다.

그런 뒤 한번은 사람의 눈을 찍은 사진들을, 또 한 번은 트럭과 자동차 같은 물체 사진들을 보여주면서 감정을 관장하는 뇌 부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촬영했다.

자궁수축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은 아기를 낳을 때 자궁을 수축시켜 진통을 유발하고 분만이 쉽게 이루어지게 하며 젖의 분비를 촉진시켜 주는 호르몬이다. 옥시토신은 엄마의 젖을 통해 아기에게도 흡수되며 엄마와 아기의 관계 형성에 믿음이라는 기반이 되어주기도 한다.

연구 결과, 옥시토신이 투여된 상황에서 사람의 눈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 감정이입, 보상 같은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뇌 부위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 같은 물체를 보여주자 사회적 기능을 관장하는 뇌 부위의 활동이 줄어들었다.

자폐아가 물체나 모양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 그만큼 사회성 자극에 관심을 돌릴 수 있게 된다. 아직 발병원인 조차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자폐증은 사회성 결핍과 과잉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을 보인다.

옥시토신 호르몬과 사회성과의 관계는 이전에도 밝혀진 바 있다. 201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연구팀은 콧속에 옥시토신을 뿌린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이기적인 성향이 줄고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더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지난 9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옥시토신이 뇌에서 보상을 느끼는 부분을 활성화해 사회적 행동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펠프리 교수는 “옥시토신을 의사의 정확한 처방 없이 사용하면 절대 안 될 일”이라며 “이번 연구결과의 최대 성과는 옥시토신의 효과가 아니라 화합물에 의해 두뇌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협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에 실렸으며, BBC 등이 보도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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