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조금은 괜찮다? 뇌가 쪼그라든다

사고력·기억력 감퇴

담배와 달리 술은 적당량을 마시면 심장병 위험을 줄이는 등 건강에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부하는 학생이나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사람들은 술을 마셔서는 안 될 것 같다.

하루에 2잔 이상 술을 마시면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뇌의 부피가 25%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미국 웰슬리 대학 캐롤 앤 파울 박사팀은 2년 동안 평균 나이 60세인 남녀 1800여명을 대상으로 음주량, 뇌 부피, 체질량지수(BMI), 혈압 등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주량에 따라 일주일에 맥주나 와인을 1~7잔 마시는 그룹, 8~14잔 마시는 그룹, 14잔 이상 마시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 38%와 여성 44%가 술을 적게 마시는 그룹에 속했다.

연구팀이 주량과 뇌 부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술을 적게 마시든 많이 마시든 상관없이 술을 마신 사람이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더 빨리 뇌 부피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들면서 10년 당 1.9%씩 뇌 부피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은 뇌 부피 감소 속도가 이보다 훨씬 빨랐다.

특히 일주일에 14잔 이상씩 과음하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뇌 부피가 4분의 1 가량 더 줄었다. 술은 여성보다 남성이 많이 마셨지만 술로 인한 뇌 부피 감소는 남녀에게 똑같이 나타났다.

파울 박사는 “이전 연구결과에서 적당히 술을 마시면 뇌에 혈액이 잘 공급돼 심장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낮춘다고 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적은 양의 알코올이라도 뇌의 용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뇌의 용적이 줄어들면 치매 위험이 높아지고 사고력, 기억력 등이 떨어지기 쉽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기록(Archives of Neurology)’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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