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아파도 증세 검색… 당신도 사이버콘?

다리에 종기가 난 사실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은 무엇일까.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병원을 예약하거나 약사를 찾는 사람도 있다. 또 과거에는 없었던 유형 중 하나로 조바심을 느끼며 컴퓨터 앞에 앉아 자신의 증상을 검색해보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한 연구팀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 큰 사람이라면 자신의 증상을 체크하기 위해 온라인에 접속하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미국 베일러 대학교의 이 연구팀은 불확실성에 대해 공포감이 큰 사람일수록 사이버콘드리아(cyberchondria)의 성향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고 발표했다. 사이버콘드리아는 인터넷공간을 의미하는 ‘사이버’와 건강염려증을 뜻하는 ‘히포콘드리아’의 합성어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내리고 불필요한 걱정을 하거나 잘못된 처방을 내리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 연구팀의 일원인 심리학-신경과학과 토마스 퍼거스 부교수는 “반신반의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불안감 때문에 자신의 몸을 자주 체크하고 의사를 찾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많이 체크하면 할수록 걱정하는 정도도 커진다”고 우려했다.

가령 사이버콘드리아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외상성 뇌손상과 관련한 온라인 사이트를 보고 있다면 자신의 머리에 난 혹이 이 병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걱정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사이버심리학, 행동 및 사회적 네트워킹’ 저널에 실린 이 연구는 의사의 진단을 받지 않은 성인남녀(평균연령 33세) 512명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데이터를 기초로 연구를 진행했다.

모든 연구 참가자들은 “나는 닥쳐올 미래에 대해 항상 알기를 원한다”, “대부분의 시간을 내 건강에 대해 걱정하며 보낸다”는 등의 건강염려증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또 연구팀은 그들이 얼마나 자주 온라인상에서 의학정보를 얻는지 묻고 건강을 염려하는 정도와 정신적 고통을 느끼는 정도를 수치화했다.

연구결과 의학정보를 빈번하게 검색하는 사람들에게서 IU(불확실성에 대한 과민증) 증상이 증가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자신의 증상을 온라인상에서 검색해보는 경우 불안감도 아울러 커지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사이버콘드리아를 가진 환자 중 일부는 자신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체크한다는 점에서 조기에 병을 발견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엉뚱한 자가진단을 내릴 경우 걱정을 고조시키고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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