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는 몸 안에? 인간 배설물로 알약 개발

사람이 배설한 분비물로부터 추출한 알약이 개발됐다. 불쾌한 냄새와 고약한 맛이 날 것 같은 이 치료제는 ‘항생제 연관 장염’(Clostridium difficile Infection, CDI)을 다스리기 위한 치료제다.

CDI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면서도 치료하기 까다로운 질병 중 하나다. 미국에서는 매년 50만 명이 이 증상에 시달리고 있으며 1만4000명의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국내도 매년 CDI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항생제는 본래 해로운 세균을 억제하고 사멸시키는 용도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를 남용할 경우 항생 물질에 대한 내성이 생겨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CDI는 세균을 치료하기 위해서 투여한 항생제가 오히려 감염을 일으켜 발생한 장염을 말한다.

하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CDI를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들의 소화관에 살고 있는 좋은 박테리아 덕택에 이 장염을 피할 수 있다. 또 그들로부터 추출한 미생물은 다른 감염자의 증상을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세계적인 의학전문지인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린 이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감염자에게 코 흡입기를 통해 배설물 이식을 시도해본 결과 이 ‘갈색 해결책’의 도움을 받은 환자 중 81%가 더 이상 감염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코 흡입기를 통한 약물 주입이 모든 환자에게 적합하지는 않은 만큼 연구팀은 먹기 쉬운 캡슐 알약도 개발했다. 알약을 섭취한 환자들 역시 더 이상 증세가 재발되지 않았다.

2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이었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연구팀은 배설물을 이용한 이 같은 치료제가 염증이나 알레르기 등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긍정적 가능성을 열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타임>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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