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열지 않고도 뇌 수술… 기법 날로 발전

 

서울대·토마스 제퍼슨대학 병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교민 이호천(가명·남 57세)씨는 지난 2월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에서 자기공명영상(MRI)을 포함한 건강검진을 받다가 뇌 아래 부위에 큰 종양이 발견됐다.

병명은 ‘후각고랑 수막종’. 이 씨는 치료를 위해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학병원을 방문했지만 종양 주변의 뇌부종이 심해 머리를 열고 종양을 제거해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 씨는 두개골을 열고 수술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던 차에 서울대병원에서는 머리를 열지 않고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4월 ‘두개저 내시경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신경외과와 이비인후과 전문의로 구성된 서울대학교병원 내시경 뇌수술센터 의료진이 집도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콧구멍으로 내시경과 미세수술기구를 넣고 종양 부위의 위치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파악해주는 최첨단 네비게이션과 내시경 화면을 보면서 종양을 제거했다. 이처럼 최근 미세침습, 즉 인체에 상처를 최소화 하면서 수술을 하는 기법이 발전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이 ‘두개저 내시경 수술’이다. 이 수술은 외부상처가 없고 정상 신경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여 수술로 인한 불편이 적은 게 큰 장점이다. 최근 이 수술의 최신 기술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서울대병원과 미국 필라델피아 토마스 제퍼슨 대학병원 의료진이 매년 서울과 필라델피아에서 번갈아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그 두 번째로 오는 6일과 7일 필라델피아 토마스 제퍼슨 대학병원에서 ‘제2차 두 개저 내시경 수술 워크숍 및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서울대병원 내시경 뇌수술센터 백선하 교수(신경외과), 원태빈 교수(이비인후과) 그리고 토마스 제퍼슨 대학병원의 제임스 에반스 교수, 마크 로젠 교수가 이번 심포지엄을 주관한다.

백선하 교수는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법과 감마나이프 같은 최소 침습적 치료법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며 “예전에는 접근이 어렵고 치료가 힘들었던 두개저 부위 뇌종양 치료가 간편해지고 치료 성적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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