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관련 호르몬 렙틴, 뇌출혈 악화시킨다

 

서울대 이승훈교수·김치경 전임의 연구

국내 연구진이 식욕억제호르몬인 렙틴이 염증 반응을 조장해 뇌출혈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신경과 이승훈 교수·김치경 전임의 연구팀이 렙틴의 이런 부작용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18일 밝혔다. 렙틴은 뇌가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아도 된다고 느끼게 하는 식욕억제호르몬으로 분비량이 부족하면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

렙틴은 면역작용이나 심혈관에도 직접적인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렙틴이 높은 환자들이 뇌출혈 후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소규모 관찰 연구가 있었으나, 뇌출혈 후의 렙틴의 정확한 작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로 렙틴 호르몬을 조절하면 뇌출혈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인 뇌혈관질환 가운데 뇌출혈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어렵다.

연구팀은 생쥐실험으로 렙틴의 주요한 신호전달 물질의 하나인 ‘STAT3’에 의해 염증이 촉진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렙틴에 의한 염증반응이 뇌의 염증세포의 일종인 소교세포(microglical cells)에서 일어난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승훈 교수는 “뇌혈관 질환 중에서도 가장 파괴적인 심부 뇌출혈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만과 관련된 호르몬인 렙틴이 질병 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혔으며, 뇌출혈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타깃을 발굴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뇌혈류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erebral Blood Flow and Metabolism)’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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