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숭숭, 배 볼록…40대 이상 35% 갱년기 증상

서울아산병원 경윤수 교수팀 조사

“얼굴은 화끈, 뼈마디는 욱신욱신, 배는 볼록….” 수염과 겨드랑이 털도 줄고 성욕도 시들하다. 남성 갱년기 증세다.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도 40대에 들어서면 몸이 예전 같지 않게 달라지면서 갱년기가 온다. 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여성과는 달리 천천히, 소리 없이 찾아오지만 그래도 오고야 마는 것이 남성 갱년기 증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40대 이상 중년 남성 3명 가운데 1명은 평상시 남성 갱년기 증상을 느끼고 있으며, 10명 중 1명은 실제로 남성 갱년기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경윤수 교수팀이 2011~2012년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대 이상 남성 18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갱년기 증상 경험자가 630명(34.5%)에 달했다. 특히 혈중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1822명 중 10.3%(187명)가 3.0 ng/㎖ 이하로 호르몬 보충요법 등의 치료가 필요한 상태였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3.0 ng/㎖ 이하인 경우 뼈의 경도 약화, 체지방 감소 및 근육량의 감소, 성생활의 만족도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 전반적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호르몬 치료가 요구되는 187명 중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는 응답이 74.3%(139명)나 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의료진은 “실제로는 성생활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한국 사회의 통념상 성생활 문제에 대해 외부에 노출을 기피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윤수 교수는 “갱년기 증상과 함께 남성 호르몬 수치가 정상 이하로 떨어졌다면 전립선비대증이나 전립선암 환자를 제외하고는 호르몬 보충요법 등의 치료가 꼭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경 교수는 “남성 호르몬의 감소는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증상”이라며 “하지만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그 속도를 얼마든지 늦출 수 있는 만큼 주기적으로 호르몬의 변화를 검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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