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조티닙, ALK 폐암에 항암효과 2배

서울대병원 김동완 교수팀

폐암 표적항암제인 ‘크리조티닙(crizotinib)’이 기존 표준항암제에 비해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유지되는 기간)을 2배 이상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김동완 교수팀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크리조티닙의 다 국가 3상 임상시험에 참여해 진행한 연구 결과다. 이번 연구는 세계 21개국, 105개 센터에서 347명의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진행성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47명을 크리조티닙 치료군(173명·크리조티닙 250㎎ 1일 2회 매일복용)과 항암화학요법군(174명·도세탁셀이나 페메트렉시드를 매 3주마다 1회 주사)으로 나눠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크리조티닙 치료군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7.7개월로 항암화학요법군의 3개월보다 길었다.

또 크리조티닙 치료군의 종양 반응률(항암제치료로 종양이 줄어든 환자의 비율)은 65%였지만 항암화학요법군은 20%에 그쳤다. 크리조티닙 치료의 부작용은 경미한 수준의 시야 이상, 설사, 오심, 구토, 부종 등이 있었다.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은 ALK, EML4라는 두 가지 유전자의 융합에 의해 발생하는 폐암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ALK 양성 폐암환자는 대부분 선암 조직형태를 가졌으며 46%가 아시아인이었다. 폐암은 2010년 국내 발생 암 환자(202,053명) 중 4위(10.3%)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인에게 흔한 암이다. 그러나 5년 생존율은 19.7%로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나쁘다.

김 교수는 “전체 폐암환자의 5%를 차지하는 ALK 양성 폐암환자에서 표적치료제 크리조티닙이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보다 우수한 항암효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 임상 결과”라며 “새로 진단되는 진행성 폐암환자는 ALK 유전자검사를 받아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의학 학술지인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 최근호에 발표됐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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