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는 병… 고혈압-성기능 저하까지 불러

고혈압·심혈관 질환 등 유발

코골이는 자는 동안 들이마신 숨이 폐로 잘 들어가지 못하고 입안에서 맴도는 현상이다.

코골이는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괴로움을 주며 본인에게도 수면 중 무호흡증을 동반할 수 있다. 수면무호흡증이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증세가 시간당 5회 이상이거나 7시간 수면 중 30회 이상일 때를 말한다.

코골이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빨리 고치는 게 좋다. 첫째로 코골이는 고혈압의 원인이 된다. 코골이가 고혈압 위험을 높이는 것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에프네프린 등 교감신경 호르몬 분비가 활성화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런 호르몬의 분비가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여 고혈압을 유발한다. 수면무호흡 환자의 3분의 1이 고혈압 환자라는 조사결과도 있다. 코골이는 또한 심혈관계 질병 발병 위험을 높인다. 코골이로 인해 산소 공급이 떨어지면 인체는 동일한 양의 산소를 온몸에 보내기 위해 혈액을 빨리 돌리기 때문이다.

코골이는 사회생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준다. 낮에 자주 졸리는 현상과 학습능력 저하를 가져오고, 신경질적인 성격이 되게 한다. 여기에 성기능 저하를 초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동부지구 건강증진의원 박정범 원장은 “코골이는 특이한 수면 습관이 아니라 반드시 고쳐야 할 병”이라고 말한다.

코골이를 고치려면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이다. 습관성 코골이의 60~80%는 비만이 원인이다. 비만 때문에 목구멍이 좁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더 빨라지는데, 이것이 목젖 등 연구개 부위를 더 떨리게 하여 코골이를 심하게 한다.

목둘레가 16인치를 넘으면 수면무호흡증 발병률은 50% 높아지며, 나이가 들면서 기도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는 경우에도 코골이가 증가한다. 따라서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은 먼저 살부터 빼야 한다.

잘 때 옆으로 누워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똑바로 누워 자면 목젖 등 연구개와 혀뿌리가 뒤로 젖혀져 잘 떨리고, 상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기 쉽다. 흡연은 구강 점막 등을 건조하게 해 상기도 주변 조직의 탄력을 떨어뜨려 코골이를 유발한다. 담배를 끊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근육 등 조직의 긴장도를 떨어뜨리는 안정제나 수면제도 삼가야 한다. 코골이 때문에 잠을 개운하게 못 잔다는 이유로 약을 복용하면 코골이가 더 심해진다. 코골이 개선 장비도 있다. ‘지속적 기도 양압 호흡기(CPAP)’는 잠자는 동안 콧구멍으로 약한 공기를 불어넣어 코부터 목까지의 숨구멍을 계속 열어준다. 아래턱을 앞으로 당기는, 마우스피스처럼 생긴 구강 내 장치도 경우에 따라 도움이 된다.

주 5일 이상 코를 고는 ‘습관성 코골이’ 환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우리나라 남성의 18%, 여성의 12%가 이에 해당한다. 5일 이상 코를 골지 않아도 수면 중 호흡량이 깨어 있을 때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수면저호흡증도 수술 대상에 포함된다.

수술 성공률은 보통 40~60%로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개에 플라스틱을 박아 탄력을 높여주는 임플란트 수술은 성공률이 60% 이상이지만 이 수술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전체 코골이 환자의 5% 정도에 불과하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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