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약품 천세영 본부장 “글로벌 인력 키워야”

약업계 젊은 기자단 중견·중소제약사 인터뷰2

‘약업계 젊은 기자단’이 진행한 국내 유망 중견·중소제약사 소개 두 번째 시간으로 안국약품 천세영 글로벌사업본부장(사진)을 만나봤다.

천세영 본부장은 지난해 6월 안국약품에 합류했다.

1986년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천 본부장은 1988년 중앙대 대학원에서 약물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24년간 종근당과 參天製藥(Santen Pharm.), SK케미칼 등에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국내외 라이센싱 및 수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천세영 본부장은 안국약품에서 개발 프로젝트 관리와 국내외 라이센싱 업무, 사내연구소 책임을 맡고 있다.

천 본부장은 인터뷰를 통해 안국약품이 강점을 가진 호흡기와 소화기, 순환기 계통을 넘어 정형외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중추신경계 등으로 시장을 넓혀야 한다는 점과 글로벌 사업 진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천세영 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안국약품을 선택한 계기는.

이미 세팅된 큰 기업들은 한계가 많다고 생각했다. 길게 보고 마지막까지 할 수 있는 회사를 찾다 보니 성장하는 회사를 찾게 됐다. 안국은 신약도 하고, 제네릭도 하고, 천연물신약도 있다. 그런 중견 제약사는 별로 없다.

작은 회사, 1000억~2000억원이 되는 회사는 사주(社主) 파워로 가고, 2000억원이 넘는 회사는 시스템으로 간다. 안국은 그 사이로 볼 수 있고, 해외사업 등이 활발하다 보니 오게 됐다. 1000억원이 넘는 회사 중 회사 개발역량과 의지가 있는 회사를 찾아보니 몇 곳 없었다. 또, 안국약품이라는 회사 명성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안국약품의 제품 카테고리와 앞으로의 전략을 말해 달라.

현재 안국약품의 핵심 카테고리는 호흡기와 소화기, 순환기인데 그게 다 가정의학과 내과 소아과다. 대표적인 제품으로 시네츄라와 애니코프, 레보텐션, 애니팬 등이 있다. 작년 콜 실적으로는 병원과 의원을 합해 13위, 의원만 보면 9위다. 그러나 지금까지 약했던 부분이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이다. 중추신경계나 항암제, 비뇨기과 관련 시장에 제품이 없는데 이 시장이 앞으로 노령화 등으로 더욱 커질 시장이다.

어느 회사나 몇몇 곳에 치중돼 있는 경향이 있다. 집중은 집중이지만, 부족한 쪽에도 노력해야 한다.

당뇨, 골다공증 등이 중요하다. 최근에 비뇨기계나 당뇨 등에 신경 쓰고 있다. 당장은 몇 가지 고령화에 맞는 제품을 통해 의원 쪽으로 넓혀 갈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호흡기, 소화기, 순환기 쪽에 집중해서 개량신약이 먹힌 것이라고 본다. 병원 쪽으로도 꾸준하게 관리하니까 먹힌 것이다. 앞으로는 이것을 바탕으로 다른 쪽으로 넓힐 생각이다. 개발 쪽에서도 회사 규모와 비교하면 상당한 인재들이 있어 회사 장래가 밝다고 본다.

-연구·개발 등 투자 전략은.

천연물이나 개량신약은 우리가 잘할 수 있으니 하고, 그 외 부분은 오픈이노베이션할 생각이다.

신물질신약(NCE)이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을 가져오는 투자가 될 것이다. 인력을 더 확보해서 앞으로 자유투자무역협정(FTA) 등에서 밀리지 않도록 하겠다. FTA가 되면 제네릭이 주가 되겠지만, 우리는 개량신약 등에 더 신경 쓸 계획이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부딪히는 방향으로, 연구소 인력도 퀄리티를 높이도록 보강할 생각이다. 인력을 많이 늘리는 것보다는 질을 많이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현재 경기 바이오센터에 있는 연구소도 올가을 구로디지털단지 쪽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연구소의 두 배 면적에 서울 쪽 연구인력 충원 등에도 신경 쓸 예정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우리가 성장하면서 약한 부분을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M&A도 검토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약가인하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지.

개량신약은 처음부터 하한가로 진행하니까 약가인하 영향이 별로 없다. 또, 신약은 우리 독점 제품이다 보니 약가인하에 큰 영향은 없었던 것 같다. 다만, 올해 시네츄라 30% 약가인하가 좀 문제가 될 것인데, 4월은 당장 약가인하 충격이 많지 않은 것 같다. 판매를 확대해서 충격을 완화하려는 계획이다. 시네츄라 외에 당장 문제가 될 만한 약가인하 효과는 없다.

-국내외 라이센싱 업무 등 글로벌 관련 업무가 주임무일 텐데.

시네츄라의 글로벌 진출이 안국에 오면서 맡게 된 중요한 임무다. 중동 쪽에 진행하고 있고, 중국은 자체 진행하고, 미국, 호주나 유럽 쪽도 진행하는 것이 있다.

애니코프 진출은 중국은 이미 결론이 났고, 올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진출은 중국, 중동, 미국, 유럽 모두 동시에 진행된다. 중국은 계속 진행 중이고, 미국과 호주, 유럽을 한 축으로 진행하고, 중동도 한 축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현지 파트너를 개발하면서 해외에 회사를 만들 수도 있는데 효율적으로 보면 글로벌사와 파트너를 맺고 그 이후에 현지 진출하는 게 맞다고 본다. 현재는 개발, 임상 쪽으로 진행 중이다.

베트남 같은 경우는 토비콤이 간 지 오래돼서 이미 제품을 추가로 보내고 있다.

제약사들이 예전에는 외국 제품을 가져다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다가, 이제는 글로벌 정보를 가지고 있고 글로벌로 나가려는 움직임이다. 그런데 나갈 제품이 있어도 팔지 못하는 것은 우스운 상황이다. 글로벌로 진출하면서 글로벌과 대화할 수 있는 인력을 계속해서 키우는 게 내 역할이다.

-천연물신약, 개량신약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어렵지 않나.

어렵다. 미국은 제네릭을 선호하고, 개량신약은 별도 허가 절차와 마케팅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시네츄라도 천연물신약이지만 조성물 특허, 제제 특허로 가는 것이지, 일반적인 제네릭이 아니라서 개량신약으로 가는 것은 어렵다.

남미에서 시네츄라 하겠다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 분야에 글로벌 제품인 푸로스판이 이미 알려졌기 때문에 그것의 보강 제품이라는 인식에서 진행이 되는 것으로 본다. 천연물신약으로서는 어렵다.

미국이나 남미 진출 건은 글로벌 플레이를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본다. 임상은 그쪽에서 2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데, 우리 임상자료와 중국 임상자료를 미국에서 받아들일지 모르겠다. 그래서 미국에서 임상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을 노린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과 유전체 진단시장에도 진출했는데.

지멘스나 GE 등 의료기기 시장의 글로벌 메이커에 비해 우리나라 회사들은 작게 플레이한다.

얼마 전 안국에서 출시한 ‘프로모니터’는 국내에서 많이 쓰는 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맙테라 등 항체약 4종의 효능 반감 시기를 알려 주는 기기다. 유럽에서는 이미 대중화됐다. 이 외에도 기존에 없는 프리미엄 시약 시장 등도 목표로 하고 있다. 당뇨 관련 시약도 올해 나올 것이다.

중국은 의료기기 시장을 먼저 뚫고, 이후에 의약품이 따라가는 전략이다.

유전체 진단시장의 핵심은 기술이라고 본다. 제약사마다 유전체 관련 업체와 제휴를 맺는 등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유전체 스캐닝의 경우는 우리가 제휴하고 있는 업체가 1위다. 이미 중국시장에서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앞으로 안국의 무기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은.

당장 글로벌 계약도 시네츄라나 애니코프 같은 신약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 시장에 있지만,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을 보고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20년까지 국내에서는 신약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 더불어 신약이 바로 성공한다는 장담은 어려우니 개량신약도 노력할 생각이다.

지금 개량신약과 천연물신약을 중점으로 해서 앞으로 신물질신약(NCE)이나 다른 제품도 만들어 갈 것이다.

우선, 시네츄라 매출을 포함해 2020년까지 해외매출이 3000억원이 돼야 한다고 본다. 전체 매출의 30%를 해외에서 가자는 것이 목표다. 최소한 해외매출이 10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생각한다.

-나고야 의정서 관련 천연물신약 원료 확보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사실 난관이 있을 것이다.

저개발국가에서 개발한 백신을 다시 저개발국가에 비싸게 팔아먹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나고야 의정서의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당장 나고야 의정서가 심각하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천연물신약은 생약이 해당 나라의 특산물이더라도 이미 어느 정도 쓰이고 있는 약물이면 면제가 되는 것으로 안다. 현재 우리나라 천연물신약은 대부분 국제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원료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 본다.

그러나 앞으로 천연물신약을 개발할 때 이런 부분의 문제를 우선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재배나 원산지, 최초 개발자와 마무리가 잘 돼야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정부 정책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에서 신약개발 펀드도 내주고, 컨설팅 지원도 내주고 보건복지부나 기획재정부, 보건산업진흥원 등에서 다양하게 많이 도와준다.

이런 도움들도 좋지만, 우리가 자체적으로 다른 관점에서 개발한 제품은 허가 과정 등에서 이점을 부여해 줬으면 한다. 천연물신약은 장기 처방에서 부작용이 없는 것이 중요한데, 장기 처방에서 이점을 준다면 좋을 것이다.

현재 의약품경제성평가의 개념은 주로 효과 쪽에 가치를 많이 두고 있다. 천연물신약은 효과도 효과지만 안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천연물신약 허가나 약가 책정 과정에서 이러한 점을 같이 고려해 줬으면 한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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