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깜박깜박… 혹시 치매일까?

중년여성, 폐경 이후 건망증 심각

주부 임모(47) 씨는 최근 가스레인지에 국을 올려놓은 것을 잊어버리거나, 집 현관문에 열쇠를 꽂아 놓은 채 외출했다가 당황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다.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자 혹시 치매 초기 증세가 아닌가 하는 두려움에 병원을 찾았고, ‘스트레스성 건망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임 씨처럼 본인도 모르게 ‘깜빡 깜빡’ 잊는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건망증은 4,50대가 되면 누구나 한두 번쯤은 겪는 흔한 일이다. 30세 이후 뇌세포 감소로 기억력이 감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라면 증세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건망증은 단기기억 장애 또는 뇌의 일시적 검색능력 장애로 정의된다. 즉 뇌의 기질적인 문제없이 시간,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고리인 기억현상에 착오가 생기는 것이다. 건망증과 치매는 다른 병이다.

물론 치매 초기에 기억력이 약간 떨어져 있을 때 단순 건망증과 감별이 어려울 때도 있지만, 치매와 건망증은 원인부터 다르다. 건망증은 일시적으로 기억이 잘되지 않는 현상이다. 주로 뇌의 신경회로가 좋지 않을 때 나타난다. 반면에 치매는 뇌 신경세포의 손상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판단력과 통찰력이 떨어지며, 장소와 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지적 능력에 이상을 가져온다.

건망증은 기억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을 때, 지나치게 긴장을 하고 있을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불안이나 우울 등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등 일시적으로 많이 나타난다. 건망증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치매는 그렇지 않다. 특히 건망증은 폐경기 여성들이나 기혈이 많이 쇠해진 노인들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뇌로 충분한 기혈이 공급되지 못해서 생기는 것이다.

다만 노화 현상을 의심할 만큼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닌데 건망증이 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건망증은 진행성 마비, 혈관성 정신장애, 뇌혈관의 기질적 변화, 감염과 중독, 신경쇠약증을 겪을 때 함께 오는 경우도 많다. 청담튼튼병원 뇌신경센터 김호정 원장은 “피곤하거나 만성질환이 있을 때도 기억력이 저하될 수 있지만 평소 술을 많이 마시는 경우 뇌세포 손상으로 인해 건망증이 발생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뇌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증세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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