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이 쓸모없다? “유익균 공장이자 피난처”

 

이로운 박테리아 생산공장

맹장은 의학 용어로 막창자로 불린다. 큰창자(대장)가 시작되는 부위에 주머니처럼 부풀어 있는 큰창자의 한 부위다. 이 막창자의 한쪽 끝에는 벌레모양의 막창꼬리(충수돌기)가 달려 있다. 이 막창꼬리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을 맹장염, 충수염, 충수돌기염으로 부르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충수염, 충수돌기염이 맞다.

이런 맹장은 우리 몸에서 아무 쓸모가 없다고 알려져 있었다. 진화론을 창시한 찰스 다윈에 따르면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의 식생활이 바뀌면서 맹장이 기능을 잃고 흔적기관으로만 남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자들은 맹장은 영장류뿐 아니라 다양한 동물에게서 발견되며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듀크대 의대의 빌 파커 교수팀은 대형 영장류뿐 아니라 동물 361종을 조사해 50종이 맹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버, 코알라 등도 맹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이런 맹장이 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연구팀은 대장의 소화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갖가지 유익한 박테리아들이 아메바성 이질 등의 질병으로 죽거나 몸 밖으로 방출되었을 때 이 박테리아들을 다시 만들어 보충해 주는 곳이 맹장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맹장은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장내 세균에게 피난처 역할을 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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