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의사야? 남자 간호사 6000명 돌파

남자간호사회 창립총회가 오는 4월 20일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임상 제1강의실)에서 열린다. 국내 남자간호사 6천명 시대를 맞아 공식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면서 마침내 남자간호사회 창립을 선언하게 된 것이다. 창립준비위원회 위원장은 오경헌 간호사(대길사회복귀시설 푸른초장 시설장)가 맡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남자간호사회 발기인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51년 전 국내 최초로 남자 간호사 면허를 받았던 조상문(79)씨가 축사를 했다. 그는 “간호사를 천직으로 삼으면 결코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라며 “조만간 대한간호협회에서 남자 회장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자간호사는 최근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치러진 간호사 국가시험에서 남자 1019명이 합격하면서 남자간호사 연 배출 인원 1천명 시대를 열었다. 1962년 남자간호사가 처음으로 배출된지 반세기 만의 일이다.

이로써 3월 현재 국내 남자간호사 수는 6202명으로 늘었다. 전체 간호사 면허 소지자 30만8620명 가운데 2.0%에 불과하지만 최근 5년(2009~2013년) 동안 남자 간호사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 시기에 면허를 취득한 남자간호사는 4074명으로 전체 남자간호사의 66%에 해당하는 숫자다.

올해 간호사 국가시험 전체 합격자 1만2987명 중 남자가 차지한 비율은 7.8%. 2004년 1.1%에서 2008년 4.0%, 2010년 5.4%, 2011년 6.7% 그리고 지난해 7.5%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매년 간호대학에 입학하는 남학생도 크게 늘고 있다. 전국 간호대학 재학생 중 남학생은 2000년 662명(1.8%)에서 2011년 7968명(13.0%)으로 12배 정도 증가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도 지난해부터 남자 사관생도를 선발하기 시작, 현재 16명의 남자 사관생도가 재학중이다.

최근 남자 간호사가 급증하는 이유는 취업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난을 지켜본 남성 지원자들이 초봉이 높고(대학병원) 다른 학과에 비해 비교적 취업이 쉬운 간호사의 길을 선택한 것이다. 병원측도 남자 간호사가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부담에서 자유롭고 체력이 좋기 때문에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자 간호사는 그동안 응급실, 정신병동 등에 배치됐지만 최근에는 일반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늘고 있다. 의사나 환자들의 반응도 호의적이다. 때문에 요즘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간호사를 구분하기가 쉽지않다. 환자를 진찰하는 의사는 여자, 혈압을 재고 약물을 투여하는 간호사는 남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간호대학들은 남자 화장실 늘리기에 분주하고 대학병원은 남자 간호사 탈의실을 별도로 만드는 곳이 많다.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은 더 이상 여자 간호사의 전유물이 아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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