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새 8배…급증하는 치매, 발병 과정 밝혀져

KIST-포스텍-성균관대 공동연구팀

치매는 정상적으로 활동하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뇌의 인지 기능이 손상되면서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는 증상이다. 인지 기능이란 기억력, 언어 능력, 시공간 파악 능력, 판단력, 추상적 사고력 등 다양한 지적 능력을 말한다.

흔히 치매를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고, 치매는 모두 똑같고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속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치매는 단일 질환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 의학용어로는 증후군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 치매 환자가 11년 새 8배 넘게 늘어날 정도로 치매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치매환자 수는 2012년 53만 명으로 2008년의 42만 명에 비해 2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에는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런 치매에 대한 확실한 치료법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연구진이 치매가 발병하는 새로운 원인을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연균 의공학연구소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교수(겸임연구원·아이오와주립대 교수), 포스텍 이남기 교수(시스템생명공학부), 성균관대 권대혁 교수(유전공학과) 공동 연구진은 전체 치매 30%의 원인이 되는 ‘알파시뉴클린’이라는 뇌신경 단백질이 치매를 유발하는 과정을 알아냈다. 알파시뉴클린은 뇌세포의 구성 단백질 중 하나로 치매환자 10명 중 3명의 발병 원인으로 알려졌지만, 정확하게 어떤 방법으로 뇌세포의 활동에 해를 끼치는 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뇌세포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단계별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신경 전달 물질이 뇌세포에서 분비되는 과정에 주목했다. 신경 전달 물질은 아주 작은 크기의 포낭 주머니에 담겨 있는데 이 주머니를 열어 뇌세포에 작용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스내어라는 단백질이다. 연구진은 알파시뉴클린이 10~20개 엉키면 스내어 단백질에 들어붙어 제 기능을 못하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 결과 신경 전달 물질이 담긴 주머니들이 열리지 않아 신경 전달 물질 분비가 급격히 저하됐다. 신연균 교수는 “스내어 단백질의 무력화는 치매가 발병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며 “이번 발견이 치매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온라인 판 19일자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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