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원인 놓고 다양한 처방… “환자 의약품 선택권 높여야”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를 둘러싸고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견해와 해법이 제기됐다.

6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 주최, 대한의사협회 주관으로 열린 ‘리베이트 쌍벌제도의 합리적인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리베이트의 개념과 규정이 명확하지 않은 등 제도의 문제가 크다는 의료계의 목소리와 제도적인 문제와 함께 윤리적인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는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맞섰다.

여기 더해 의사의 처방권을 문제 삼는 성분명 처방 전환 주장도 환자의 의약품 선택권 보장 없이는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의료계 “리베이트 개념·규제 조항 모호”… “제도적 문제점 더 커”

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부회장은 “강의를 하고 강의료를 받는 것도 불법이고, 제약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서류를 작성해 주고 돈을 받아도 불법, 의사들 친목 모임에 제약회사 관계자가 참석해도 불법이다. 작금의 현실에서는 대한민국 모든 의사가 잠재적인 범죄자로 전락했다”면서 리베이트 쌍벌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김 부회장은 “약가 산정은 정부와 제약업계가 하는 것이고, 의사들의 처방은 약가가 정해진 이후 이뤄진다. 이 때문에 높은 약가로 건보재정에 누수가 생긴다는 지적은 의사들에게 향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불법 리베이트로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것을 옹호할 생각은 없으나. 제도적 차원의 문제들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의원협회 윤용선 회장은 우리나라 복제약가가 오리지널 대비 80%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과 매출 비중에서 복제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윤용선 회장은 이어 “리베이트는 약가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높아진 약가에 의해 파생된 판촉 비용”이라면서 “리베이트 쌍벌제는 리베이트에 대한 잘못된 진단과 처방에서 잉태돼 의료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시킨 잘못된 제도”라고 주장했다.

대한병원협회 문정일 법제이사도 “리베이트의 합법, 불법이 굉장히 모호하다. 최근 불거진 D제약 문제에서도 의사들이 불법인 줄 알았다면 개인 통장으로 강의료를 받았겠나 호소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 법제이사는 의료법, 약사법, 의료기기법 등의 리베이트 관련 조항을 구체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부당성과 대가성을 확실히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문정일 법제이사는 “잘못된 일을 했더라도 그 처벌이 너무 높다”면서 “면허 정지만 하더라도 의료인은 해당 지역에서 일종의 사형 선고를 받은 것과 같다. 한 번에 면허 취소까지 가는 것은 다른 전문직에 비해서 과도한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소비자 중심에서 리베이트 해결해야”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소비자 중심에서 리베이트 문제에 접근할 것을 제안했다.

소비자시민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은 “리베이트를 보는 시각은 다를 수 있다”면서 “쌍벌제의 문제든 높은 약가의 문제든, 최종적으로는 국민을 중심에 놓고 소비자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해결 방안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김 사무총장은 “리베이트는 의사들의 주장대로 구조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윤리적인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김자혜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약 가격은 복제약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약도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면서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함께 조프란과 푸르나졸을 대상으로 환수 소송을 벌이고 있다. 8개 제약사를 대상으로 환자들이 해당 의약품을 사용하는 기간에 20% 정도의 리베이트로 인한 의약품 비용 증가가 있다고 보고, 이를 대상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이 소송을 통해 환급을 받으려는 목적보다는 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해 더욱 투명한 사회로 가자는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김자혜 사무총장은 “약가 산정에 의사들이 참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이미 부풀려진 약가에 리베이트를 위한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고 본다”고 높은 복제약가 등이 리베이트의 원인이라는 의료계의 주장을 반박했다.

신범수 아시아경제 의학전문기자는 “(의료계가 주장하는) 저수가나 높은 복제약가는 리베이트를 부추기는 것이지, 리베이트의 원인은 아니다”면서 “의사가 약 선택권이라는 처방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범수 기자는 “성분명 처방으로 약사에게 선택권이 가는 방법만으로는 (리베이트가) 해결될 수 없고, 환자에게 정보제공과 선택권을 돌려 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약사회가 주장하는 성분명 처방의 대안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 신 기자는 “의사의 진료실에서든 약국의 조제실에서든, 어떠한 과정으로 약을 선택하고 비용이 변할 수 있는지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오리지널 약과 복제약의 차이점, 동일 성분 및 동일 함량에도 가격에 차이가 있는 점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신범수 기자는 덧붙였다. 더불어 복제약에 대한 신뢰성 향상을 위해 복제약의 품질 향상과 품질 관리에도 노력이 필요하다고 신 기자는 지적했다.

특히, 신범수 기자는 “정상적인 상거래에서는 리베이트는 권장돼야 하지만, 최종적인 소비자인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이 돼야 한다”면서 “(리베이트로) 의사가 혜택을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신 기자는 “제약사들이 겉으로는 리베이트를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적에 밀려 회사가 영업사원에게 압력을 주는 행태가 계속돼서는 리베이트가 없어질 수 없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실제로 리베이트가 발생했을 때 제약사가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함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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