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치열한 사업, 인공위성 발사 대행

 

남의 나라 인공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면 건당 수백억 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 이 사업에 경쟁이 치열하고 실패도 많은 까닭이다. 지난 1일 유럽 통신위성을 싣고 발사된 우크라이나-러시아 합작 로켓(Zenit-3SL)은 실패 사례다. 하와이 남쪽의 해상기지에서 발사 40초 만에 태평양에 가라앉고 말았다. 미국 보잉사가 제조한 6.2t 무게의 위성(Intelsat-27)은 정지 궤도에 도달한 뒤 미국과 유럽에 TV 직접방송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할 예정이었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한 것은 러시아 주도의 컨소시엄이 소유한 ‘해상 발사(Sea Launch)’사다. 석유시추선을 개조한 해상기지가 굳이 적도 해역을 찾아간 것은 통신위성의 발사 장소로서 최적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자전에 따른 원심력이 가장 큰 지역이라 로켓의 추진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문제의 제니트 로켓은 1999년 이래 40차례 발사 시도에서 이번을 포함 5차례 실패, 평균 성공률 87.5%를 기록하게 됐다.

지구 정지궤도로 통신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는 시장은 러시아와 유럽이 양분해 왔다. 러시아의 ‘국제발사서비스(ILS)’사가 제공하는 프로톤 로켓 시스템과 유럽의 ‘아리안 스페이스’가 운영하는 아리안 로켓 시스템이다. 카자흐스탄 기지에서 이륙하는 프로톤은 추진력이 뛰어나지만 매년 한 건에 가까운 발사 실패가 문제다. 아리안 로켓은 52건의 발사를 연속 성공시킨 안정성이 장점이다. 적도 지역인 프랑스령 기니아에 기지를 두고 있어 발사지역도 최상이지만 가격이 비싼 것이 문제다.

이를 겨냥해 미국의 민간기업인 ‘스페이스X’사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 5월 민간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우주선을 발사해 국제우주정거장에 화물을 배달한 뒤 귀환시키는 업적을 이룩했다. 순수 상업적 발사 계약만 향후 4년치, 23건을 수주한 상태다. 유럽우주국은 스페이스X사의 ‘팔콘9’ 로켓에 맞서 아리안 5호의 개량형과 6호 로켓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웃 일본도 지난해 발사 대행 사업에 뛰어들었다. 첫 고객인 한국의 아리랑 3호 위성을 190억원(추정)에 발사해주었다. 그나마 이 가격도 중국과의 경쟁을 의식해 100억원을 깎아준 것이라고 한다. 일본은 우주 강국이다. 1970년 소련, 미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인공위성을 발사했으며 달과 금성에까지 탐사선을 보냈다.

나로호 발사 사흘 전인 지난 1월 27일엔 군사용 스파이 위성 2기를 추가 발사해 지구 궤도에 올려놓았다. 이로써 일본은 주간 촬영용 광학 위성 3기와 야간 촬영용 레이더 위성 2기를 갖추게 됐다. 자체 개발한 H-2(A)로켓은 22차례 발사돼 2003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성공했다.

한국은 어떤가. 나로호의 추진체는 러시아에서 제니트와 프로톤의 후속 모델로 개발 중인 앙가라 로켓이다. 실제로 우주를 향하는 비행 실험은 나로호가 처음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이를 통해 케로신 연료를 이용하는 로켓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러시아 측의 비행 실험은 올 연말 시행될 예정이다. 우리가 로켓 기술을 전혀 이전 받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 쳐도 비행실험의 가치만큼이라도 가격을 깎을 수는 없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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