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의약협회, “의약품 공급 표준계약서 반대”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는 지난 9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제정한 의약품 공급 및 판매 표준계약서(이하 표준계약서)에 반대한다고 성명을 통해 11일 밝혔다.

공정위는 국내외 제약사 간의 공동판매계약에서 관행적으로 갑이 을에게 다양한 조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불공정한 계약 조건이 만연한 점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는 표준계약서를 9일 발표한 바 있다.

KRPIA는 공정위의 이번 표준계약서에 반대하는 이유로 ▲표준계약서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법적 근거에 따라 제정∙배포돼야 한다는 점 ▲제약회사를 포함한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점 ▲제약업계 공정거래 구조 저해 우려 ▲표준계약서로 말미암은 외국 제약회사에 대한 사실상의 불이익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례를 역행한다는 점 등을 들었다.

KRPIA는 성명에서 “(공정위) 표준계약서가 법적 구속력을 가지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일단 표준계약서가 제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감독과 규제 대상인 경쟁제한행위와 관련해 법적인 논란이 불가피하다”면서 “(표준계약서가) 앞으로 한국 보건산업의 성장과 제약회사 간 협력 가능성, 결과적으로 환자의 건강과 복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임에도 20여 일의 짧은 기간 동안 의견수렴을 거쳐 강행됐다”고 지적했다.

또 KRPIA는 “표준계약서는 제약사 간 특허 라이센스, 공동마케팅, 공동프로모션 계약 등 거래 형태와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적용된다고 하는데 제약업계에서 각 거래형태는 기본적인 성격, 구조 및 내용이 매우 달라 이를 하나의 계약형태로 규율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이번 표준계약서가 원인인 외국 제약회사에 대한 사실상의 불이익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관례를 역행하는 것으로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KRPIA는 지적했다.

KRPIA는 끝으로 “특히, 이번 표준계약서의 조항 중 공급자인 갑의 동의 없이도 을이 자동으로 재판매권을 가지도록 한 조항(제2조 제4항), 계약의 존속기간 이후에는 아무런 제한 없이 을이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조항(제10조 제1항) 및 개량기술에 대해서 거래형태나 사실관계와 무관하게 일률적으로 을에게 모든 권리를 부여하는 조항(제12조 제1항) 등은 문제가 되는바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9일 발표한 공정위의 표준계약서는 ▲경쟁제품 취급 금지 제한 축소 ▲계약기간 내 연구개발 제한 금지 ▲계약종료 후 경쟁제품 취급 제한 금지 ▲판매목표량 미달 사유만을 이유로 하는 즉시 계약해지 금지 ▲을이 개발한 개량기술을 갑에게 무상 양도하는 관행 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공정위의 조사에 따르면 의약품 거래 시 을에게 의무를 부과하는 계약 조건 중 경쟁제품 취급 금지, 판매 목표량 한정 조항 등은 55% 비중을 차지했으며, 경쟁제품 취급금지 조항(37%)은 계약기간 내는 물론 계약종료 후까지 다양한 기간을 설정해 적용됐다. 또한, 판매목표량·최저판매량 한정(18%) 조항은 목표 미달 시 계약해지·독점실시권한 박탈 등 페널티가 부과되도록 하고 있었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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