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basic, 남성상위

 

새해, 내 블로그로 날아 온 첫 번째 쪽지는 크기냐? 테크닉이냐? 는 질문이었다. 이런 내용의 쪽지를 보내는 분들은 모두 자신의 주니어에 대한 믿음이 매우 부족하다. 물론 나는 둘 중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멍청한 짓을 하진 않았다. 설사 여자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한들 어차피 다른 이의 취향이고 말이다. 남자들은…정말 몰라서 묻는 걸까? 남자들이 여자를 만날 때 얼굴을 보는지 아니면 몸매를 보는지 궁금해 하는 여자는 없다. 여자는 남자들이 얼굴과 몸매, 둘 다 살핀다는 것을 잘 아니까. 으흠.

페니스의 크기란 건 어차피 메스를 대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남성들이 피카츄의 ‘백만볼트’와 같은 한 방 테크닉을 좇고, 찾아내려 노력한다. 여자는 그걸 바라는 게 아닌데. 기본형 체위만 탄탄해도 여자의 은밀한 ‘그 곳’은 충분히 배부르다.

일본 유학을 다녀온 선배와 서울의 한 유명 일식집에 밥을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선배는 온갖 화려한 요리로 가득한 메뉴판을 스윽 보더니 가케우동을 시켰다. 유명 맛집에 와서 김새게 무슨 우동이냐고 한 마디 했더니, 선배 왈, 가장 기본인 가케우동을 먹어보면 그 집 맛을 다 아는 거라고 하더라. 가케우동이 맛있으면 다른 음식도 괜찮을 거라며 말이다. 그렇다. 섹스 라이프에도 이 ‘가케우동’같은 지표가 있는데, 여자에게 있어서는 남성상위가 그 것이다.

우리네 침대에 하도 자주 등장해서 잊을 때가 많지만 남성상위체위만 제대로 해도 여성의 오르가슴 곡선은 급박하게 오른다. 다급한 상황-예를 들면, 공공장소에서의 퀵섹스-이 아니고서야 일반적인 침대 위 섹스에서의 ‘질서’를 따지면 이 남성상위 자세는 반드시 첫 번째다. 이 자세의 수행이 지루하면 여자로서는 다음에 오는 섹스행위에 집중하기 힘들다. 기초가 별로인데 벽에 붙어서고, 물에 들어간다 한들.

무엇보다 잘할 수 있는 걸, 더 공을 들여 갈고 닦는 것이 섹스 테크닉 업그레이드의 기본. 침대에서 ‘무엇’을 수행하느냐 보다 ‘어떻게’ 수행하느냐에 중점을 두면 오르가슴에 대한 염려 따윈 내려놓을 수 있다. 남자가 체중을 팔에 실은 채 반듯하게 누운 여자의 위에서 움직일 때, 더 멋지고, 임팩트 있는 인상을 주고 싶다면 골반을 공략하자. 손을 여자의 둔부 아래에 받친 다음 그녀의 골반을 위로 들어 올리며 삽입하는 것. 여자의 민감한 질벽 앞쪽을 놓치지 않고 자극하는데, 이보다 더 쉬운 방법은 없다. 별스럽게 노력하지 않아도 효과는 크니 남자로서는 절대 놓치기 힘든 팁일 듯. 그리고 인터코스 도중 가끔씩 골반 주위를 만지는 것도 좋은데, 애티튜드, 그 곳을 대하는 태도에 섬세함을 가미하자. 튀어나온 골반이 마치 젖꼭지인 것처럼 대하다보면 여자의 질 안쪽이 더 후끈해진다.

대부분은 인터코스의 처음을 장식하지만 이 남성상위가 섹스의 마지막에 위치해도 참 좋다. 여자가 남자의 어깨 움직임을 체크할 수 있어서다. 섹스가 끝나도 여전히 살짝 단단한 페니스나 휴지통에 쌓인 지저분한 여러 개의 콘돔도 황홀한 풍경이긴 하나 충분한 전희와 오랜 인터코스로 인해 땀으로 흠뻑 젖은 남자의 어깨는 내가 생각하는, 만족할 만한 섹스의 참 된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어깨로 숨을 몰아쉬는 남자를 흐뭇하게 지켜볼 수 있는 자세는 뭐니 해도 남자의 아래에 깔려있을 때고.

글/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blog.naver.com/wai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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