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 번째 인공 보조심장 이식 성공

 

삼성서울병원 이영탁 전은석 교수팀

국내에서 세 번째로 인공 보조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심장혈관센터 이영탁·전은석 교수팀이 대동맥 판막 질환으로 말기 심부전증을 앓던 환자 배 모(75) 씨에게 지난해 8월 미국산 ‘인공 보조심장(좌심실 보조장치·LVAD)’을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시행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인공 보조심장은 환자의 심장은 그대로 둔 채 몸에 심은 소형 펌프로 심장 내 좌심실의 피를 뽑아낸 뒤 이를 다시 대동맥에 넣어주는 기구다.

이번 임상시험에 사용된 제품은 미국의 인공 보조심장 전문 제조사인 소라텍 사에서 만든 ‘하트메이트 II(heartmate II)’라는 ‘3세대 인공 심장’이다. 1세대 인공 보조심장은 몸 바깥에 장착하는 형태였고, 2세대와 3세대는 몸 안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2세대가 피를 뿜어내는 ‘박동형’이라면 이번에 사용된 ‘하트메이트 II’는 양수기처럼 피를 끌어다가 대동맥에 흘려주는 ‘비 박동형’ 장치다.

200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이 제품은 2010년 미국의 딕 체니 전 부통령이 이식받아 화제가 됐다. 이 인공 보조심장의 가격은 1억 1000만 원 정도로 이식 이후 3년 생존율은 약 85%로 알려져 있다. 이 제품은 비디오테이프 크기의 휴대형 리튬이온배터리로 작동되는데, 환자는 이 배터리를 늘 몸에 부착하고 다녀야 한다.

국내에서 인공 보조심장 이식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00년 7월 세브란스병원 장병철 교수팀이 심부전 환자에게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 보조심장 이식에 성공했다. 이 때 사용된 제품은 ‘하트메이트 II’의 바로 전 단계 모델인 ‘하트메이트 I’이다. 당시 65세이던 환자는 이식 수술 1년 반 후 인공 보조심장을 빼내고,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받아 현재까지 생존해 있다.

2001년에는 고려대 안암병원 선경 교수팀이 국내에서 개발한 인공 보조심장을 이식한 바 있다. 이번에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 받은 배 씨는 정상적인 회복과정을 거쳐 지난달 31일 퇴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승인받은 임상시험 계획에 따라 앞으로 2명의 환자에게 인공 보조심장을 더 이식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인공 보조심장 이식 후 1년 이상 장기 생존 여부를 봐야하기 때문에 아직 성공 여부를 단언하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심장이식은 아직 임상시험 단계인 만큼 앞으로 환자의 예후를 계속 지켜봐야만 최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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