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느린 우리 아이, 장수 한다

글래스고대 이후승 박사팀 연구

‘느리게 자랄수록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글래스고대학 생물다양성연구소의 이후승 박사 연구팀이 가시고기(stickleback)를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성장속도를 조절하면 수명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가시고기 240마리의 성장속도를 다르게 만들고 수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했다.

가시고기는 찬 곳에 있으면 성장속도가 느려지지만 정상 온도가 되면 원래 성장경로를 따라가기 위해 급격히 자라는 특성이 있다. 연구팀은 가시고기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일정한 온도에서 먹이를 제대로 공급해 정상적인 속도로 자라게 했다. 다른 두 그룹은 주변 온도를 변화시켜 성장속도를 조절했다.

연구팀은 성장속도에 변화를 준 두 그룹 중 한 그룹은 성장을 억제시켰다가 이후에 성장경로를 따라가도록 했다. 다른 그룹은 어릴 때부터 크게 성장시키고 나중에 성장을 억제했다. 연구결과 가시고기가 다 자랐을 때 크기는 240마리 모두 비슷했다.

하지만 수명에는 큰 차이가 생겼다. 가시고기의 평균수명은 약 2년(730일)인데, 초기부터 성장을 억제시키며 느리게 자란 가시고기는 약 1000일을 살아 수명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어릴 때 성장을 촉진시켰던 가시고기는 보통보다 수명이 15% 정도 짧았다.

이번 연구는 어린 시절에 빨리 성장할 경우 더 많은 조직이 손상되고 이에 따라 수명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후승 박사는 “조직의 성장과 노화는 동물 종에 관계없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고, 데일리메일 등이 보도했다.

권순일 기자 kstt77@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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