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재산권 등 특허관련 전략 마련해야”

28일 제약기업 간담회. 국내 10대 제약사 특허담당 임원은 고작 1명

국내 10대 제약사의 지적재산권(IP) 담당 임원이 1명에 불과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호원 특허청장은 28일 한국제약협회 회관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위해 지재권을 포함한 특허 관련 문제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제약업계의 지재권 경쟁력 제고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김호원 특허청장을 비롯한 특허청 관계자들과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을 비롯해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주요기업 대표이사 14명을 포함한 총 41개사의 제약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한-미 FTA에 따른 허가-특허 연계제도 도입, 약가 인하 등의 어려운 경영환경에 놓인 제약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특허경영을 통한 제약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경호 제약협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제약산업에서 특허는 아주 중요한 위치에 있다”면서 “특허가 중요시되는 시대에 대비할 방법은 우리 스스로 특허를 개발하고 보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과 같은 자리를 통해 언제나 열려 있는 특허청에 언제든지 문의하고, 의견 개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호원 특허청장은 “IT업계에는 지재권 전문가들이 많은데, 국내 제약업계에는 지재권 관리임원이 1명뿐”이라면서 “지식재산의 창출과 보유, 선순환 체계를 만들지 못하면 기업 발전은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는 말로 지재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발표자로는 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국 홍정표 국장과 한미약품 황유식 이사가 나서 각각 ‘제약산업 특허정책’과 ‘제약기업의 특허전략’이라는 주제로 현황과 전망을 소개했다.

홍정표 국장은 “제약 분야는 어느 기술 분야보다 후발주자 견제를 위한 특허 의존도가 높다”면서 “미국과 유럽의 의약 분야 연구개발 성과물의 특허권리화 비율은 각각 96%와 79%”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약 분야 특허는 내국인 출원의 비율이 낮고 특허의 질도 열세라고 홍 국장은 지적했다.

홍정표 국장은 “최근 10년간 의약 분야 2만277건 출원 중 내국인 출원은 7,458건으로 36.8%에 불과하고, 국내 10대 제약기업의 주요국 특허건수는 글로벌 10대 제약기업 특허건수의 4.9% 수준”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내 10대 제약사의 특허 전담 인력은 5~9명, 변리사는 1~3명, 임원은 1명뿐으로 밝혀져, 변리사 수가 각각 79명, 81명, 50명에 달하는 다국적기업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홍 국장은 제약산업 육성을 위한 특허정책으로 글로벌 메이저·전문제약 기업군에는 R&D 초기 단계부터 지재권 중심의 기술획득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과 글로벌 제네릭 기업군에는 기업별 특허분쟁 맞춤형 컨설팅 및 소송보험을 지원할 것, 한-중 FTA나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에서 우리 지재권에 대한 보호가 강화되도록 협상할 것을 들었다.

한미약품 황유식 이사는 “현재는 1987년 의약물질 특허제도 도입 당시와 유사한 험난한 경쟁환경”이라고 전제하고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의약품 개발 전략 확립에는 특허권 보호 범위 예측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선도적이며 신속한 심사 심판절차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신흥국시장 등의 특허나 제도 관련 정보 지원에 특허청과 정부가 더욱 힘써 줄 것과 미국시장과 유럽시장의 제도 차이에 따른 접근 전략 방안 마련, 특허 외에 디자인과 상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산업 분쟁에 대한 대비책 마련 등의 제안과 질의가 펼쳐졌으며, 김호원 특허청장은 이와 관련 “정부나 특허청이 제약업계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요구나 제안이 필요하다”면서 “제약협회를 중심으로 제약업계의 요구사항을 더욱 구체화해서 그때그때 전달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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