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것, 입속에 넣기만 해도…”

뇌에 당분 공급, 의지력 통제력 강화

“마음을 굳게 다지고 싶으면, 설탕 한 모금을 입 속에 머금어봐라.” 뇌 속에 당분이 공급되면 의지력과 자기 통제력이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당을 함유한 음료를 입 속에 흘려 넣었다가 삼키지 않고 뱉어내도 효과가 있었다.

호주 커틴 대학의 연구팀은 당분 성분 섭취와 의지력 간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5차례에 걸쳐 의지력을 소모시키는 과제를 주고 수행하게 했다. 예컨대 실험 참가자들에게 지루한 내용의 읽을거리를 보게 한다든가 도저히 맞출 수 없는 낱말 퍼즐을 풀게 하고, 눈앞에 있는 맛있는 과자 대신 별다른 맛이 안 나는 무를 먹도록 한다든지 했다.

이들이 한번 씩 과제를 끝낼 때마다 일부에게는 포도당 성분이 들어 있는 드링크를 주고 다른 그룹에게는 설탕이 들어 있지 않지만 인공적으로 단 맛이 나게 한 음료를 줬다. 단 참가자들에게 두 음료 모두 입을 적시기만 하고 삼키지는 않도록 했다. 음료를 마신 뒤 다음 과제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관찰한 결과 모든 실험에서 진짜 설탕이 들어있는 드링크를 입에 적신 이들의 성적이 더 좋았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마틴 해거 연구원은 “의지를 굳게 하거나 자기 통제하는 데는 에너지가 필요하다”면서 “이는 근육도 계속 쓰면 닳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싫증나는 일이나 운동, 다이어트 중 음식에 대한 유혹을 이겨내고 싶을 때는 설탕을 입에 머금고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탕이 들어 있는 껌이나 캔디를 먹는 것도 좋다. 해거는 “입에는 진짜 설탕에 반응하는 감응기가 있어서 설탕 성분을 감지하면 동기 부여와 자기절제와 관련되는 부위로 신호를 보낸다”면서 “그러나 설탕이 없이 단 맛만 내는 인공 감미료에는 이 감응기가 반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당분 효과’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성격 및 사회 심리학회보(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에 실렸으며 라이브사이언스가 9일 보도했다.

 

 

    이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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