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도 함께 싸우면 두렵지 않아요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한광협 교수

누구나 암이라는 선언을 받으면 사형선고를 받은 것 같은 충격을 받을 것이다. 암은 그만큼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로, 극복하기 어려운 병으로 인식되어 있다. 필자는 간질환으로 정기적 검진을 받던 환자에게서 우연히 간암을 일찍 발견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상태입니다”라고 알려 줄 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큰 충격을 받는다.

얼마 전 가수 경연대회인 ‘슈퍼스타 코리아’에 도전하여 최정상의 영예를 안게 된 울라라세션의 리더 격인 가수가 위암 말기의 상태라는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는 세브란스병원 암센터에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전혀 두려움 없이 늠름한 태도로 경연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암에 대한 두려움 보다는 ‘암이면 어때, 사는 동안 멋지게’라는 자신의 인생관을 밝히면서 투병생활에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금도 씩씩하게 가수 활동과 투병생활을 같이 해나가고 있다.

암을 어떻게 이겨낼까

많은 이들은 암과 싸워 보기도 전에 절망감에 빠져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간암은 침묵의 장기인 간에서 암이 생기기 때문에 대부분 증상 없이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가 되어 병원을 찾는다. 이들에게 암과의 투병은 힘들고 긴 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같을 것이고, 처음 가보는 어둡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암 투병 기간 동안 고통과 절망에 빠져 치료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의사도 터널 밖으로 안내할 자신이 없을 수 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찾아오는 환자는 앞으로 내다볼 수 없는 힘든 투병생활에서 희망의 등불을 들고 앞서가는 주치의의 안내와 사랑하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면서 함께 헤쳐 나가야 한다. 참고 앞으로 꾸준히 나가면 터널의 끝에 출구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이 필요하다.

필자가 의사 초년병 시절에는 간암은 불치병으로 인식돼 싸워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병이었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으로 간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해져 조기에만 진단이 되면 완치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국내 자료를 보면 간암이 난치암 중에서 가장 치료 성적이 향상되어 이제는 치료가 가능한 암으로 바뀌고 있다.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정기적 검사, 간암 예방법, 간이식을 포함한 외과적 치료기술의 발전, 비수술적 치료법과 치료제의 개발 등으로 간암은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게 됐다.

간암은 치료가 어려울까

필자는 10여 년 전에 일본간암연구학회에 참석했다가 항암제를 간암에 국소적으로 주입하는 치료법을 알게 됐다. 이를 국내 간암 환자들에게 적용하여 긍정적 임상 결과를 얻었고 방사선치료와 동시에 치료하는 방법을 종전에 치료가 어려운 상태의 환자에게 최초로 시도하여 놀라울 정도로 좋은 치료 성과를 얻게 됐다. 이후 ‘간암도 노력하면 싸워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어렵고 치료하면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의 병합치료를 통해 희망을 얻게 된 환자들을 경험했다. 간암과 싸우기 위해서는 간암진료를 하는 모든 전문가들이 힘과 지혜와 경험을 함께 합치면 좀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간암도 함께 싸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함께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 말씀이 있다. ‘환자와 간암 진료 팀이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함께 싸우면 어려워 보이는 간암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아직 간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고 험하다. 그러나 앞으로 노력하면 정복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

진짜로 죽기 전에 죽지 말라는 명언도 있다. ‘마지막 강의’의 저자 랜디 포시는 “우리에게 장애물은 넘기를 포기하는 사람을 구별하려고 있다”고 하였다. 2002년 월드컵은 ‘우리도 할 수 있고,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었다. “암이면 어때 사는 동안 멋지게 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태도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살다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싸우기 전에 두려워 지지 말고 ‘간암이면 어때’라고 당당하고 폼 나게 지치지 않고 싸우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포기하기 전에는 누구도 우리의 희망을 뺏을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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