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음료, 카페인 함량 최대 2.9배… 가격 3.2배 차이

국내 판매되고 있는 에너지음료 7종에 대한 카페인 함유량 분석 결과 이들 제품에 함유된 카페인이 최대 2.9배 차이가 나고 동일 용량 제품 가격도 최대 3.2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식품연구소(소장 이헌옥)는 “최근 에너지음료 7종을 대상으로 실제 카페인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녹색식품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기능식품연구원에 의뢰해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 7개 제품 모두 고카페인 음료에 해당했으며, 이중 1개 제품인 삼성제약 야(YA))는 138.2mg의 카페인이 함유돼 다른 제품에 비해 카페인 함유량이 최대 2.9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8월 한국소비자원에서 조사한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한잔에 함유된 카페인 함량 82~167mg(250ml로 환산 시)과 맞먹는 수준이다.

현재 우리나라 카페인의 일일섭취 허용량은 성인의 경우 400mg, 임산부의 경우 300mg,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 kg당 2.5mg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식품의 카페인 함량은 캔커피(74mg, 1캔 기준), 커피믹스(69mg, 1봉 기준), 콜라(23mg, 1캔 기준), 녹차(15mg, 티백 1개 기준), 초콜릿(16mg, 30g 1개 기준)이다. 특히 음료의 경우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사람마다 다르고, 하루에 먹는 총량이 달라 개인 스스로 음용량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다.

■카페인, 어린이·임산부에 영향 더 커… 알콜과 섞는 경우 위험성 증가

카페인은 현대인의 기호식품인 커피, 녹차, 콜라, 코코아, 초콜릿뿐 아니라 감기약이나 두통약 등 의약품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성분이다. 카페인 섭취 시 정신을 맑게 해 주고 집중력 및 정확도 향상, 기관지 확장, 위산분비 증가로 소화력 증진, 이뇨작용(노폐물 배설) 및 스포츠 경기력 향상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며 비교적 안전한 식품첨가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최근 다양한 기호식품 섭취의 증가와 함께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음료에서의 카페인 과다섭취가 문제로 지적되면서 카페인 과다섭취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카페인은 임신기간 300mg 이상 섭취 시 태아의 성장 부진이 발생하며, 저체중아 발생 위험과 심장질환 발생가능성을 높이고, 콜레스테롤과 혈압 증가, 위산 과다분비로 인한 위점막 손상, 무기질 배설 증가에 따른 무기질 결핍 등을 초래 하며, 요실금 증상 등을 일으킨다.

또한 카페인을 과다 섭취한 경우 불안, 메스꺼움, 속쓰림, 수면장애 가슴 두근거림이나 칼슘 같은 무기질 부족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어린이나 임산부는 카페인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특히, 에너지드링크와 알코올을 섞어 마실 경우 체내 흡수율이 더욱 증가해 심장질환과 폭력적인 성향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16세 소녀가 알콜성분이 함유된 고카페인 음료 3캔을 섭취한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내년부터 고카페인 음료 카페인 함량 표시 의무화

2013년 1월 1일부터는 ‘식품 등의 표시기준’의 개정에 의해 1ml당 카페인 0.15mg 이상(250ml 제품당 37.5mg 이상) 함유한 식품에 ‘고 카페인 함유’ 및 총 카페인 함량을 표기하고 ‘어린이, 임산부에 대한 섭취 자제 주의 문구’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이번 조사결과 볼트에너지레드(해태음료), 번인텐스(코카콜라), 유기농에너지드링크파우(수입원 파리크라상), 브이(수입원 (유)활황) 등 4개제품에서는 제품 내 카페인 함유량을 표기하고 있었으며, 실제 함유량이 표기량을 초과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녹색식품연구소에서는 지난 9월 20일 에너지음료 제조 및 수입사와 함께 간담회를 개최하고 조사분석결과를 공유하는 한편 의무화 이전에도 적극적으로 카페인 함유량을 표시해 소비자들이 자신이 섭취하는 카페인 양을 인지할 수 있게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녹색식품연구소에 따르면 이미 핫 식스(롯데칠성)의 경우 10월부터 제품 포장이 새로 디자인되면서 카페인 함유량에 대한 표기를 해 나갈 예정이며, 야(삼성제약) 및 레드불에너지드링크(동서음료)도 카페인 함량에 대한 표기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기로 했다.

■동일 용량 제품價 최대 3.2배… 수입품價 대체로 비싸

이번 조사에서는 에너지 음료의 제품당 가격을 비교해 본 결과 최소 900원에서부터 최대 2,900원까지 최대 약 3.2배의 가격 차이가 났다.

수입제품인 레드불에너지드링크(동서음료), 브이((유)활황)의 경우 각 2,900원, 1,800원이었으며, 유기농원료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한 유기농에너지드링크파우(파리크라상)의 경우 2,900원으로 다른 제품들에 비해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이들 제품은 수입산제품으로 오스트리아가 원산지인 2개 제품 가격이 유독 높았다. 해당기업에서는 수입원가 자체가 높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산의 경우는 핫식스(롯데칠성) 1,000원, 볼트에너지레드(해태음료) 900원, 번인텐스(코카콜라) 1,000원, 야(삼성제약) 1,950원으로 국내 제조 제품 간에도 약 2배의 가격 차이가 있었다.

한편 이들 제품의 재료성분은 대부분이 정제수와 탄산가스, 당 성분을 기본으로 하고 있었으며, 제품마다 각기 유래가 다른 카페인추출물, 합성착향료 및 착색료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합리적인 규제와 관리 방안 마련해야

에너지음료의 식품유형은 ‘탄산음료’이다. 일반적으로 고카페인 음료인 에너지음료는 커피와 달리 청소년 섭취에 대한 부모들의 경각심이나 인식이 부족한 상태로 급속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섭취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탄산음료라고 생각한 청소년의 오남용 섭취가 생각지 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청소년 섭취 제한 및 경고조치 강화, 소비행태 모니터링 등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녹색식품연구소는 주장했다.

최근 에너지 음료 시장이 과열양상까지 보이면서 업체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자사 제품의 홍보 및 광고를 위해 제품의 주 표시면에 ‘잠깨는 음료’ ‘커피로 되겠습니까?’ ‘졸음 해소, 기력 충전’ 등의 표현을 하거나 체력을 회복하는 기능이 있는 듯 과도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모든 제품에는 에너지 드링크라는 제품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소비자 오인을 불러 올 만한 표현이므로 이 같은 탄산음료에 대한 표시 기준 및 식품 분류, 광고 심의 등에 대한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녹색식품연구소는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고카페인 함유 음료제품에 대한 식품분류 방식, 명칭, 함유량 제한, 표시방법 개선 등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규제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녹색식품연구소는 덧붙였다.

한편 녹색식품연구소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고카페인 음료 관리 정책 방안 마련을 위한 포럼을 오는 10월 10일 오전10시 섬유센터 2층 콘퍼런스 홀(삼성역 4번출구)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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