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약국경영, 활성화 방향은?

환자 중심·유통업태 변화 등 내외부 요인 대응 필요

드러그스토어의 등장, 편의점 일반약 판매 등 약국을 둘러싼 경영 위기를 타파할 해법은 무엇일까?

23일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약국경영 활성화 토론회’에서는 위기의 약국경영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조제 중심에서 환자 중심으로의 변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춘 다양한 품목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태 위주로의 변화 등 다양한 대안이 제시됐다. 약국 위기론이 일상화한 현실에서 이번 토론회 주요 발표내용을 통해 약국의 변화 방향을 살펴본다.

▲ 23일 대한약사회가 주최한 ‘약국경영 활성화 토론회’에 참가한 발표자들이 청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형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장, 주경미 약학박사, 이진희 대한약사회 약국경영지원이사, 박종화 온누리약국체인 대표이사, 홍춘극 더블유스토어 상무, 서철환 쓰리라이프존 대표이사.

  

■수가항목 세분화 등 보험수가제도 개선 필요

이날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신형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장은 “최근 보건의료 개혁의 가장 큰 관심은 1차의료 강화라고 할 수 있다”면서 “환자 중심의 약국을 지향한다는 것은 현재 처방조제와 관련된 서비스를 뛰어넘어 1차의료 서비스와 같은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형근 회장은 이런 변화를 가로막는 문제들로 ▲의약분업제도의 미비점 ▲약제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보장할 실무기준의 부재 ▲약제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평가기전의 미흡 ▲높은 질의 약제 서비스를 보장하기 위한 재정적 보상체계의 미비 ▲약물 부작용 모니터링과 보고시스템의 미확립 등을 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 회장은 저가약 대체조제 명문화, 리베이트 방지 대책 및 약사 윤리의식 고양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심 회장은 “외래약국과 병원약국의 실무기준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면서 “현재 시행 중인 DUR 제도의 경우 일반약과 처방약 간 점검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심 회장은 “약국 서비스의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해 건강증진서비스, 예방사업, 만성질환관리 등 조제 이외의 서비스에 대한 수가항목을 현실에 맞게 세분화하는 보험수가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심 회장은 약사 전문성 확장을 위해 약사 연수교육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전문직으로서 일정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재교육 및 면허 효력정지 등을 규정한 약사면허 갱신제의 활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통업 변화에 약국 재포지셔닝 필요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주경미 약학박사는 양말과 커플속옷, 쌀 등을 판매하는 다양한 자판기가 등장하고, PB제품인 반값콜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등이 등장하는 예를 들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소비자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라면서 “왜 약이 없는 드러그스토어에 가는지, 왜 약사를 찾지 않는지 소비자를 설득하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약국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주 박사는 “전체 시장에서 약국의 재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주경미 박사는 “유통업 환경 변화로 드러그스토어와 뷰티스토어, 슈퍼마켓 약 판매, TV나 인터넷 홈쇼핑의 활성화로 약국뿐만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약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면서 이를 따라잡기 위해 “약국이 얼마나 스마트해졌는가, 소비자에게 약국 구매의 당위성을 제공하는가, 약국이 다양화·전문화·고급화됐는가”라는 물음을 제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 박사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한 건강정보 구매 지식을 확보한 소비자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수요시장에 차별화한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것과 제품의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위해 전문성 있는 프리미엄 제품을 갖출 것과 함께 고령화와 여성의 사회 진출 등 다양한 수요에 맞춘 셀프 쇼핑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약국 형태로 성장동력 확보 필요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박종화 온누리약국체인 대표이사는 “의약품 시장은 약 14조원(일반약 2조원), 화장품 시장은 9조7,000억원, 건강기능식품시장이 2조5,000억원”이라면서 “드러그스토어와 대형 할인마트 등이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분야의 큰 시장을 노리고 있는 만큼, 약국시장은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매우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현재 유통은 하나의 품목을 파는 업종점에서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여러 가지 서비스와 품목을 제공하는 업태점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약국시장도 다양한 유형의 약국을 통해 편의점, 슈퍼마켓, 할인마트, 백화점과 경쟁체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처방조제 및 일반의약품 구매와 같은 약국의 본래 가치는 어느 정도 충족되고 있지만 고소득·고령화에 따른 건강과 아름다움, 생활편의에 대한 약국의 잠재가치는 아직 미충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순 약 판매에서 ‘동네 건강 지킴이’로

네 번재 발표자로 나선 홍춘극 더블유스토어 상무는 약국경영을 둘러싼 내부환경 변화로 조제료 인하, 약가 인하, 안전상비약 슈퍼판매, 입지경쟁 심화를 들고 외부환경 변화로는 경기 침체, 기후 변화, 건강관련 산업 강세, 체인 생활잡화점과 같은 신유통의 등장을 언급하면서 “대부분 약국을 둘러싼 내외부 환경 변화가 일시적이 아닌 일상적인 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상무는 또 “약국의 경쟁 상대가 편의점과 대형 할인점, 드러그스토어, 홈쇼핑, 인터넷 쇼핑, 방문판매 등으로 대형법인들로 채워지고 있다”면서 “약국이 전문약과 일반약, 건강식품과 건강보조제품, 건강정보 등으로 관련 다각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약국은 약을 조제하거나 파는 곳이라는 현재 상태에서 ‘동네 건강 지킴이’로서 건강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홍 상무는 설명했다.

한편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서철환 쓰리라이프존 대표이사는 변화하는 약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로 개인건강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성 등 고객 정보 수집, 전자카탈로그와 스마트폰 활용, 와이파이와 무선랜 등 기본 인프라 준비, 약사 사회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유지 등을 들었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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