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자, 심장마비 위험 높다

같은 스트레스 받아도 연봉 많으면 더 위험

어느 대기업의 직원 평균 연봉이 8900만 원으로 국내에서 가장 높다거나, 어떤 전자회사의 등기이사 연봉은 1인당 평균 109억 원에 달한다거나 하는 뉴스가 나오면 평범한 직장인들은 울화통이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화부터 낼 필요가 없을 듯하다. 유럽에서 실시한 연구결과이지만 돈을 많이 버는 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은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국을 포함해 유럽의 7개국에서 20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3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율성은 별로 없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은 요구사항이 덜 한 직업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성이 2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스트레스가 많고 임금이 높은 직업이 스트레스는 비슷하게 많지만 임금이 더 낮은 직업에 비해 심장마비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의 의학전문지인 ‘란셋(The Lancet)’의 온라인 판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액의 연봉을 받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은 비슷한 정도의 연봉을 받으면서 스트레스가 덜한 직업에 비해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5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대를 비롯한 조사 참가 기관의 연구진은 위험도 측정에서 조사대상자의 나이, 성별, 건강생활 방식 등에서의 차이를 고려했다. 조사대상자는 잘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담배를 피우지 않는 등 건전한 생활 습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이중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심장마비가 올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런던대의 미카 키비마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일에 대한 부담이 심장마비와 같은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위험을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으로 높이는 것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방지하면 질병에 걸릴 위험을 줄일 수 있지만 이러한 생각은 오히려 흡연과 같은 전형적인 위험 요인을 막는 것보다는 훨씬 효과가 적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영국심장재단(BHF)의 의학 책임자인 피터 웨이스버그 교수는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것이지만 이런 압박감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럴 때 담배를 피워 무는 행위는 심장에 정말 안 좋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내용은 최근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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