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촌극’-허탈한 의료계·울화통 터지는 국민

심평원, 국감자료 수치 번복·의협, 반대법안 부결 오해

불과 이틀 사이 웃지 못할 ‘촌극’이 의료 분야에서 두 번씩이나 벌어졌다. 18일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의협 반대 법안이 부결됐다는 잘못된 페이스북 멘션을 한 것과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전날 제출했던 국정감사 자료의 수치를 번복한 일이다.

우선 의료계를 대변하는 의협 수장이 멀쩡히 상정을 기다리고 있는 반대 법안들이 부결됐다는 오해를 하고, 이런 잘못된 정보를 SNS를 통해 알렸다는 점에서 의료계 인사들의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더불어 국정감사 자료의 수치를 번복하면서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심평원의 업무 태만은 질타를 넘어 국민의 ‘울화통’이 터질 만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의협에서 반대해 왔던 의료법안들이 부결됐다는 노환규 회장의 SNS 멘션은 법안 상정 절차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면서 발생했다.

노 회장은 18일 SNS를 통해 “의사가 살인이나 사체유기 등 중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의사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소위 이언주법, 성범죄로 유죄판결을 받는 경우 의사면허 박탈 후 의사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는 소위 이우현법, 만성질환관리제를 법제화하는 소위 안홍준법 이 세 가지 법안이 모두 법안소위에서 채택되지 않아 부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법안들은 지난 5월 공포된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법안 발의 후 숙려 기간을 거쳐 일반적으로 45일 이후 상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17일) 보건복지위원회에는 법 절차에 따라 상정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안 발의 후 45일이 지나지 않았던 해당 법들은 법적 절차에 따라 발의 후 45일이 지난 시점부터 상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의사 사회를 대변하는 의협 수장의 이 오해에서 비롯된 ‘부결’ 멘션은 20일 현재 559명이 ‘좋아요’를 누른 상태다. 의협의 가시적 성과에 기쁜 마음으로 ‘좋아요’를 눌렀을 이 관계자들은 허탈한 마음으로 법안 상정 상황을 다시 지켜보게 됐다.

또한 심평원은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의원(전북 전주 덕진)에게 제출한 ‘의료기관 진료비 확인 신청 처리 및 취하 현황’ 자료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진료비 취하 비율이 지난해 23.9%에서 올해 1~7월 평균 34.6%로 급증했으며, 종합병원 진료비 확인 취하율은 지난해 19.6%에서 올해 23.6%, 병원급 의료기관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22.2%로 늘어났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해 비난을 샀다.

심평원은 김 의원에게 자료를 제출한 다음 날 해당 통계수치는 전적으로 심평원의 잘못이라는 해명과 함께 상급병원 진료비 확인 취하율은 35%가 아닌 17.7%, 종합병원 진료비 확인 취하율도 23.6%가 아닌 15.7%, 병원급 의료기관은 22.7%가 아니라 15.7%라는 정정 보도자료를 냈다.

심평원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김성주 의원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국가기관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대해 뒤늦게 잘못됐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심평원 자료를 믿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의 암행어사라 불리는 심평원이 자료 실수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무시하는 행위이고, 스스로 기관의 신뢰를 상실하는 어이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심평원의 이번 실수는 김 의원 말대로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의 암행어사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겠다. 해당 자료들을 모아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의료 관련 법안과 정책을 정하고, 국민의 부담인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심평원의 업무 태만은 국민의 울분과 공분을 살 만한 일이라 하겠다.

전문가 집단인 의료계와 국민 부담에 바로 연결되는 건강보험 재정 사용을 감독하는 심평원에서 불과 이틀 사이에 벌어졌던 이런 해프닝이 다시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관계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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