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약품 생산실적. 2000년대 들어 첫 ‘마이너스’

식약청-심평원의 발표액 달라 혼선 빚어

지난해 우리나라 의약품 생산실적은 15조 5968억 원으로, 2010년의 15조 7098억 원에 비해 다소 줄어들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이 13일 발표한 ‘2011년도 의약품 생산실적 등 분석결과’에 따르면 국내 의약품 생산실적은 2009년부터 성장세가 둔화되다가 지난해에는 생산실적이 0.72%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은 제약업계의 성장세가 한 풀 꺾인 것에 대해 “‘박카스디액’ 등 기존에는 의약품으로 분류되던 제품 48종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되고, 신종플루가 잦아들면서 인플루엔자 백신의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의약품 시장규모와 시장 점유율도 줄어들었다. 2011년도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는 19조 1646억 원으로 2010년의 19조 3472억 원보다 0.94% 줄었으며, 세계 시장 점유율도 1.87%에서 1.84%로 소폭 감소했다.

국내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 상위 20개사가 완제 의약품 생산액 50.8%를 점유, 전년(53.1%)보다 2.3% 감소했으나 1000억 원 이상 생산업체는 2010년 38개사에서 40개사로 늘어났다. 또한, 이들 업체의 생산실적은 전체 완제의약품 생산액의 69.8%를 점유한 것으로 나타나 대형 제약업체 중심의 생산 구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식약청의 발표에 하루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도 ‘2011 완제의약품 유통정보통계집’을 발간했으나 동일한 주제를 놓고 양측의 집계내용에 차이가 있어 관계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심평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의약품 생산실적은 13조 5360억 원으로, 식약청이 발표한 14조 1094억 원보다 6000억 원 가량 낮게 집계돼 있다. 두 기관 모두 제약사들에게서 자료를 제공받기 때문에 이 차이는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두 기관이 제공받는 자료는 동일하지만 이를 반영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심평원은 제약사들이 보내온 자료 중 분기별 자료만 취합하지만 식약청은 연단위 실적까지 추가로 반영하기 때문에 실적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식약청 관계자는 “의약품에 따라 연단위로만 실적이 보고되는 경우도 있고, 분기보고 과정에서 일부 자료가 누락되는 경우도 있는데 식약청은 연단위 실적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이러한 누락되는 내용이 없고, 좀 더 최근의 자료가 제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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