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주사’ 이어, 의사.간호사 5명 마약투약사건 발생

“수면장애 있다” 한 마디에 향정신성의약품 술술 빠져나가

병원 마약류 관리에 큰 허점이 도사리고 있음을 드러내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9일 ‘우울증이 있다, 잠을 잘 못 잔다’ 등의 이유로 지난 1월부터 향정신성의약품을 부당하게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서울의 모 대형병원 간호사 N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N씨가 갖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을 나눠 먹은 간호사 2명과 의사 2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번 사건은 산부인과 의사가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13개 마취제를 섞은 ‘우유주사’를 놓은 뒤 이 여성이 숨지자 시신을 버린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도 채 안돼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병원의 정신과 병동에 근무하는 이들은 N씨가 ‘수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처방받은 약을 1~2회에 걸쳐 나눠 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N씨는 자신의 모친 명의로도 처방을 받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이 투약한 약품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앓는 환자에게 쓰는 알프라졸람과 클로나제팜 등의 신경안정제로, 중독성과 환각 등의 부작용이 있는 제품이다.

해당 병원의 한 관계자는 “간호사나 의사는 직업 특성상 밤샘이 많고 밤낮이 뒤바뀐 생활을 많이 하기 때문에 수면장애를 겪는 이들이 많다”며 “비슷한 증세를 보인 의사와 간호사가 N씨의 약을 개인적으로 나눠 먹었으며, 이들이 먹은 약품은 가장 낮은 단계의 향정신성의약품”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원칙을 어기고 약을 나눠먹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사건의 추이를 보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며,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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