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암 환자, “새 희망 준 한국 고마워요!”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 외국인 환자 꾸준히 늘어

“암 선고를 받았을 때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 새 희망을 준 한국이 너무 고맙다.”

지난 9일 서울대병원에서 위 절제술을 받고 회복 중인 비암바자브 잠바(65·여)

씨는 ‘고맙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위암 진단을 받았을 때만 해도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만 했단다. 초기라고는 하지만 몽골에서는 받기 어려운 수술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어요. 특히 제가 나이가 많아 ‘과연 살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했고요. 그런데 수술이 잘 되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암에 대한 공포도

이제는 완전히 극복했어요.”

잠바 씨의 이번 한국행에는 아들 다바니암 간바타르(42) 씨의 권유가 컸다. 아들은

“직장 동료 가족들 중에 서울대병원에서 유방암이나 복강경 수술을 받고 건강해졌다는

얘기를 듣고 어머니를 설득했다”면서 “경과가 너무 좋아 한국으로 오길 정말 잘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온 한 여성 환자는 인공 고관절 치환술을 받았다.

역시 자국의 의료기술이 뒤져 치료를 받을 수 없어서다. 그는 “의료 서비스는 물론이고

문화·교통·치안 등 모든 것에 만족한다”며 “아픈 사람이 있으면

한국행을 적극 추천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서울대병원 국제진료센터를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 대부분이었던 2~3년 전과 무척 달라졌다. 박경우 진료센터 소장(39·순환기내과

교수)은 “한국 의료기술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많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센터 전신인 외국인진료소가 문을 연 1999년에만 해도 전체 외국인 환자는 550여

명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매년 평균 15~20%씩 꾸준히 늘더니 지난해에는 28배가

늘어난 1만3922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환자들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국내에 상주하는 주한미군들로 미국인

환자가 가장 많았지만 지금은 중국·일본·몽골인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동 지역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적별 외국인 환자는 미국인이 33%(4,522명)로 가장 많았다.

중국인이 21%(2,831명)로 그 뒤를 이었으며, 몽골 10%(1,404명), 러시아 연방 7%(932명),

캐나다 5%(630명) 일본 2.9%(415명) 등의 순이었다.

진료 분야도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에서 장기이식이나 선천성 심장질환 수술 등

중증 질환으로 확대됐다. 2010년까지 단 한 건도 없었던 장기이식 수술이 지난해에는

5건(모두 간이식으로 생체이식 4건, 뇌사자 이식 1건)이 이뤄졌다. 오는 21일에는

몽골 환자의 간이식이, 마지막날에는 카자흐스탄 환자의 신장이식이 예정돼 있다.

“예전에는 러시아·몽골·중동 국가 사람들이 난치성 질환으로 자국에서

치료를 받지 못해 유럽 국가나 미국을 주로 찾았습니다만 지금은 주위의 권유로 우리나라로

오는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박 소장의 말이다.

센터는 이들이 진료를 받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시스템도 정비했다. 각 주요 진료과

전문의들이 스케줄에 따라 센터에 상주한다. 다른 병원에서는 의사를 찾아가야 하지만

이곳은 반대다.

진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외국어 서비스도 한층 강화했다. 영어 이외에 중국어·일본어·러시아어·몽골어

등 5개 국어가 가능한 인력을 충원했다. 국가별 고유문화를 배려한 서비스도 마련했다.

중동 국가 환자를 위해 코란을 준비하고 기도 장소까지 따로 마련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박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고 건강하게 돌아간 외국인들이 갖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다”며 “국제진료가 국가 인지도를

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국제진료가 활성화된 데는 정부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도 큰 몫을 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한국관광공사가 의료기술이 낙후된 국가들을 상대로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그 덕에 전혀 왕래가 없던 아랍에미리트․두바이 등지에서도

진료 의뢰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센터는 해외 국가나 기관과 네트워크 구축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 대통령병원과 국립과학의학연구센터와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데 이어 11월에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보건청과도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박 소장은 서울대병원이 지나치게 상업적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

의견을 달리했다.

“외부에서 서울대가 돈벌이에 너무 혈안이 되어 있다는 비난 아닌 비난을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 중앙병원으로서 한국 의료의 글로벌화를 위해 나름대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명감 때문에 국제진료에 힘을 쏟고 있는 겁니다.

글로벌화는 한두 병원이 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이 아닙니다. 서울대가 글로벌화의

중심이 돼 선도 역할을 하려는 것뿐입니다”

▲박경우 서울대 국제진료센터장

1973년 5월 1일생으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2010년 부소장으로 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었으며, 올해 1월

소장으로 임명돼 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심혈관중재시술 연구회 정보홍보위원회 위원과 심혈관중재시술 연구회 보험위원회

위원, 대한심장학회 연구위원회 위원 국토해양부 지정 항공전문의로 활동하고 있다.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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