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암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식약청, 항암제 동향 분석자료 내놔

2000년 이후 국내의 항암제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또 국내에서 개발된 항암제가

주사제에서 경구제(먹는 약)로 바뀌는 추세다. 항암제 원료도 합성원료에서 바이오나

생약제제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6일 국내 개발 항암제 허가 및 임상시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식약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허가받은 항암제는 모두 638개 품목이며,

이 가운데 364개 품목(57%)이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다. 여기엔 항암제 신약

4개 품목이 포함돼 있다. 나머지 43%는 다국적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다.

식약청은 국산 항암제 신약 4개 품목 가운데 3개 품목, 허가받은 제네릭 의약품

307개 품목 가운데 201개 품목(65.5%)이 2000년 이후에 허가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2000년대 들어 항암제 개발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식약청은 밝혔다.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996∼2000년 44.0%에서 2005∼2009년 62.0%로 크게 높아졌다.

국산 항암제 신약 4개 품목은 선플라주(SK케미칼, 위암), 밀리칸주(동화약품공업,

간암), 캄토벨주(종근당, 난소암 및 폐암), 슈펙트캡슐(일양약품, 만성골수성 백혈병)

등이다. 한편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항암제 신약은 모두 18개 품목이다.

식약청은 또 항암제의 제형이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진행 중인 항암제 임상시험

49건 가운데 주사제는 31건, 경구제는 18건이다. 경구제로 바뀌는 것은 암 환자의

편의를 위해서다.

항암제 원료도 다양화하고 있다. 식약청은 국내 제약사가 개발해 허가받은 항암제는

합성의약품 343개 품목, 바이오의약품 13개 품목, 천연물의약품 8개 품목이라고 밝혔다.

또 최근 3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항암제 임상시험 49건 가운데 합성의약품은 32건,

바이오의약품은 12건, 천연물의약품은 5건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개발 항암제 신약 가운데 바이오의약품은 아직 허가된 게 없다. 합성의약품의

경우 전립선암, 유방암,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목표로 3상

임상이 진행 중이다. 또 바이오 및 천연물 의약품은 1상, 2상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 암세포에 특이하게 작용하는 표적항암제의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 1월 슈펙트캡슐이 백혈병 치료를 위한 경구 표적 항암제로 허가됐다.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다국적 임상이 진행되고 있어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이

기대된다.

식약청은 최근 3년 동안 국내 제약사가 수행한 전체 임상시험 405건 가운데 49건(12.1%)이

항암제 임상시험이며, 그 가운데 16건이 개량신약의 임상시험이라고 밝혔다. 개량신약은

이미 허가된 의약품보다 개량돼 있거나 의약기술의 진보성이 있는 의약품이며, 현재까지

14개 품목이 허가받았으나 항암제는 하나도 없다. 개량신약은 임상비용을 절감하고

임상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소규모 국내 제약사에 적합한 항암제 개발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식약청은 한미 FTA로 인한 국내 제약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의약품 특허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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