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 토론회 전문가들 “수술 중단시켜야”

“데이터 왜곡·조작, 비윤리적 수술”

“송명근 교수가 내놓은 카바수술(CARVAR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성형술) 데이터는 성적을 부풀리기 위한 조작·짜깁기 사례가 많다. 비윤리적이고 위험한 수술이므로 즉각 중단시켜야 한다”(배종면 제주의대 교수 등).

“모든 환자 자료를 카바 수술 반대 측이 전수(全數) 조사하여 수술 성과에 오류나 허위가 있으면 교수직을 사퇴하겠다”(송명근 건국대 교수).

20일 부산벡스코에서 열린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의 카바수술 전문가 토론회 세션에선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비판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카바 수술 창시자인 송명근 건국대병원 교수는 “”모두 잘못 알고 있고,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대한심장학회·대한흉부외과학회·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주관했으며 양측 전문가가 마주하는 첫 토론회로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엔 카바의 창시자인 송교수를 비롯해 성균관의대 김덕경 교수(전임상 및 임상시험), 제주의대 배종면 교수(카바 안전성 및 유효성 규명-보건통계학자의 입장), 울산의대 정철현 교수(안전성 및 유효성 연구-임상의 입장)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

송교수(사진)는 “카바는 대동맥근부에 대한 연구를 기초로 개발된 새로운 수술법”이라며”과거 고질적 문제였던 혈전발생, 항응고제 복용, 주기적 재수술이 없다”고 소개했다. 특히 건국대병원에서 시행된 카바수술 환자는 701명이었으며 판막질환으로 수술 받은 환자 중 수술 중이나 수술 후 조기에 사망한 환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수술의 윤리성, 안전성, 유효성 등에 모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배종면 교수는 특히 “가습기살균제로 인해 6명이 사망해 온 나라가 난리가 났었지만 동일한 수술법(카바)으로 한 병원에서 21명이 사망했다. 이것은 괴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수술 데이터의 조작과 왜곡 문제=김덕경 교수는 “(카바가) 효과가 있다는 가설 아래 동물실험과 전임상·임상시험 등이 진행돼 가설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결과들이 임의적으로 선택된 징후가 곳곳에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술 부작용이 없었다면서 건국대 측이 내놓은 자료도 극히 일부 의료진에 의해서만 다루어지는 등 조작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 관찰이 중요한 수술임에도 단기 성적과 상대적으로 경미한 환자의 수술 결과를 모은 것뿐이어서 건국대 병원이 제시하는 자료는 학술적으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배종면 교수는 “송 교수 측이 최초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카바수술로 인한 사망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에 반하는 증거가 나올 때마다 사망자 숫자가 계속 늘어났다”면서  “송교수는 판막질환 환자도 대동맥 근부질환 환자라고 주장하면서 판막질환 카바수술로 사망한 사람이 없다는 논리를 폈다”고 지적했다.

또한 “카바수술로 사망한 환자를 질환별로 분류할 때 기준 선정을 놓고 송교수는 보건의료연구원과 이견을 보였다”면서 “이 또한 송 교수가 수술 성적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건국대병원에 가서 환자 기록을 조사하면 너무 부실하여 수술 효과를 검증할 수 없는 것이 절반을 차지했다”며 “송 교수의 카바 수술 기록은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명근 교수는 “내 수술법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이렇게까지 깊은 줄 몰랐다”고 전제한 뒤 “발언권을 제대로 줘야 설명을 할 것 아니냐,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환자 기록은 내가 관리하지 않고 전문 팀이 있어 데이터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건의료연구원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학계 등은 내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정확한 보고서를 낼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모든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자료를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말했다.

한편 카바수술을 옹호하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김용인 인제대 교수는 “건대병원에 가공하기 전의 원래 데이터를 보자는 요청을 한 적이 있다”면서 “확실히 하기 위해 데이터를 점검해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비윤리적 수술 남발 문제=김덕경 교수는 “심지어 수술 성적을 높이려고 수술이 필요 없는 경증 환자에게도 시행하는 등 비윤리적 행위가 자행돼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2006년 10억원이던 건국대 흉부외과 매출이 송 교수가 옮긴 이후인 2008년에는 176억원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하고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수술이 계속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카바링 개발자와 기업소유자, 연구자, 시술자가 모두 (송명근) 동일 인물로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전혀 없다”며 “충분한 진료기록이 없어 (보건의료연구원이)판단 보류로 분류한 환자까지 감안한다면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중 10% 이상은 적응증이 안 되는 경증환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철현 교수는 “모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에서 한기범 전 프로농구 선수가 마판 증후군으로 카바수술을 받아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모습이 방영됐다”며 “하지만 한 선수는 카바가 아니라 야콥 수술을 받은 것인데도 스스로 이를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처럼 송 교수는 수술과 관련한 정보를 환자들에게 철저히 숨긴 채 무차별적으로 카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5년, 10년 뒤에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그에 대한 비난이 흉부외과 의사들에게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과학적 검증과정 생략-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RCT)을 하지 않는 문제=대한심장학회 송재관 학술이사는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방법에 대해 우월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이런 연구과정을 거쳐야 새 치료법이 우월하다는 객관적이고 과학적 검증이 이뤄지는데, 카바수술이 우월하다는 근거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송명근 교수는 “나는 3000명 이상에게 판막치환술을 해왔다. 따라서 그 성적과 결과를 알기 때문에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나쁜 것을 시행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송재관 이사는 “그렇다면 의사가 모르면 RCT를 해야 하고 스스로 안다고 하면 RCT를 하지 않아도 되는가?”라고 질문하자 송 교수는 “당연하다”고 답변했다. 주관적으로 비교 우위에 있는 수술 방법이라고 판단하면 과학적 검증이 필요없다는 논리로 해석된다.

◆재수술이 필요 없는 수술법?=제주의대 조광리 교수는 “카바에 사용되는 링은 완벽한 물질이 아니며 시간이 지나면 디제너레이션(변질)이 오게 마련“이라며 ”카바 수술을 받은 1000명의 환자는 반드시 재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만 수술 받으면 재발이 없다는 송 교수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정철현 교수는 카바수술 환자들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증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전부를 조사할 수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송 교수가 서울아산병원 재직 시절에 수술한 환자 대부분이 재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카바 수술을 받고 재발하여 건국대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이 있다”며 “재발이 없다는 주장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판증후군 환자의 경우 카바수술이 금기시돼야 하는 데도 카바를 시행한 부작용으로 환자들이 전국의 다른 병원을 찾아다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일부 재수술의 경우는 있으나 재발을 줄이는 방법을 개발해 쓰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내 환자 기록들을 모두 살펴보면 오해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카바 링의 악화문제에 대해선  “카바링이 칼시피케이션(석회화)되는 원리를 연구했다. (이를 개선했으므로) 재수술 할 이야기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술 당장 중단시켜야” vs “모든 자료 조사해달라“ =송명근 교수는 “송재관 학술이사가 직접 팀을 반반으로 구성해 지난 4년 반 동안 시행된 건대병원 700명 케이스를 전수(全數)조사해달라”면서 “수술 성과에 오류나 허위가 있으면 교수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2010년 보건의료연구원 임상성과분석실장으로 카바 문제를 조사했던 배종면 교수는 “과거 조사에서도 송 교수는 모든 자료를 공개하겠다 해놓고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자료 공개 주장은 시간 끌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선 보건의료연구원 자료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조사를 받아들여 시간을 늦추는 일이 없어야 한다” 면서 “보건복지부 고시를 어기고 카바수술을 일방적으로 계속해온 데 따른 처벌과 함께 카바수술의 전면 중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장병철 연세의대 교수는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 문제는 죽고 사는 것이 달려있으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큰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높다”고 경고했다.

☞카바(CARVAR) 수술=송명근 교수가 1990년대 개발한 ‘카바’는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막을 이용해 손상된 심장 판막 일부를 재건-성형한 다음 판막 주변에 특수한 ‘링’을 끼워 근육을 고정하는 시술법이다. 송교수는 2007년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신의료기술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냈지만 엄격한 검증절차에 반발해 지난 해 신청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 보건의료연구원 등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2010년 보건의료연구원은 “2007년 3월부터 2009년 11월까지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7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15명이 숨지고 절반이 넘는 202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이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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