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대병원, 고시 어기고 카바수술 79건 시행

“동물실험·임상시험 부실에 증례까지 임의 선택”

건국대 병원이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어기고 모두 79명에게 카바(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를 시행한 후 진료비를 청구했다고 정부 관계자가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강지선 수가등재장은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카바:

CARVAR)’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카바수술은 심평원 카바수술관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환자에 대해서만 수술비

전액을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로만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 2011년 6월 발효된 복지부

고시의 내용이다.

하지만 2011년 6월 이후 건국대병원으로부터 79명에 대한 카바수술 진료비 청구가

들어왔다고 강부장은 밝혔다.  대상 환자의 나이는 7~82세로 심평원이 규정한

연령범위를 크게 초과한다.

강 부장은 "수술의 명칭은 카바수술이 아닌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청구됐다"며

"고시를 위반한 부분이라 진료비 심사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국대병원이

복지부 고시를 따르지 않고, 일반 수술명으로 진료비를 청구해왔다는 것이다.

심평원은 처음 청구가 들어온 11건 수술에 대해 자문단에 의뢰해 종류를 분석했는데,

11건 모두 ‘카바 수술’이었다고 밝혔다(6명 카바수술, 5명 카바수술과 다른 수술

복합).

2000년대 송교수가 개발한 카바는 심장을 둘러싼 막을 이용해 심장 판막을 재건하고

혈관 주변에 특수한 카바 링을 끼우는 새로운 수술법이다. 하지만 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

보건의료연구원 등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과

보고서를 발표해왔다. 2010년 보건의료연구원은 “2007년 3월~2009년 11월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7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15명이 숨지고 절반이 넘는 202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이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었다.

◇“동물실험, 임상시험도 제대로 하지 않고 증례까지 임의로 선택”

이날 토론회엔 송교수와 성균관의대 김덕경 교수, 제주의대 배종면 교수, 울산의대

정철현 교수 등이 발제자로 참여해 ▲카바의 시술 근거와 결과 ▲보건통계적·임상적

측면에서의 안전성 및 유효성 등 카바 수술을 둘러싼 쟁점들을 논의했다.

발제자 김덕경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카바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실험, 전 임상시험, 임상시험 등 모든 절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심지어 수술 성적을 높이기 위해 임의로 증례를 취사선택하고, 심지어

수술이 필요 없는 경증 환자들도 수술하는 등 비윤리적인 행위가 자행돼왔다”고

비판했다.

그는 “송 교수에게 수술 받은 환자 중 10% 이상은 수술을 받을 필요가 없는 가벼운

환자로 추정된다”며 “건국대 흉부외과 매출이 10억이던 것이 송 교수가 옮긴 이후인

2008년도에는 176억으로 급증하는 등 돈을 벌기 해 위험한 수술이 계속 이루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철현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송 교수가 아산병원 재직 시 카바수술을

받았던 환자의 대부분이 재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았다”면서 “카바수술이

우수하다며 지금까지 송교수가 내놓은 자료들은 전부 조작되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에서 한기범 전 프로농구 선수가 카바수술을 받아

건강하게 살고 있다는 모습이 방영됐다”고 소개하고 “하지만 한 선수는 마판 증후군이었고

카바수술을 받은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등 모든 자료가 조작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송명근 교수는 “내 수술법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이렇게까지 깊은지

몰랐다”고 전제한 뒤 “지금 이 자리에서 제기되는 모든 의혹들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건연구원이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내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정확한 보고서를 낼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모든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향후 수술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공개해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료 검토 후 그 결과가 내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내용이 일치하지 않으면

교수직에서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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